학기가 시작된 대학의 주변 풍경은 꽤나 어색할 때가 많다. 신입생이라면 특히나 더 그렇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도중, 대학교 밖의 정류장에서 술에 취한 학생들이 잔뜩 올라탔다. 그들은 서로 친하다는 걸 과시하려고 하듯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장난치고 있었다. 그들이 워낙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통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다 들렸다.
최근에 MT 갔던 이야기, 어디 살아서 집 가는데 얼마나 걸린다는지, 이렇게 술 마시고 친해져 놓곤 내일은 또 어색하게 존댓말 하는 건 아닌지. 어느 곳을 가던, 술을 마시며 친해지고 다음 날 어색해지는 것은 똑같나 보다. 대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새 학기가 시작된 대학 가는 꽤나 밝았다. 사람들은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이리저리 놀러 가는 것도 보였다. 곳곳에선 사람이 술을 마신 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셔서 몸도 못 가누는 사람이 보인다. 술을 못 이기고 속을 다시 비워내는 사람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대학이란 장소는 처음으로 자유로운 삶을 누리게 되는 공간이다. 늘 계
획된 틀 속에서 박혀있다가 튀어나와 보니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자유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게, ‘술’ 아닐까. 술을 마시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술김에 헛소리도 하고, 술김에 마음에 들던 사람에게 고백도 하고, 후회도 하고. 그런 게 아닐까. 그러다가 어느덧 자유에 익숙해져서 내가 미래를 직접 계획하기 시작하면, 삶에 목표를 잡아가기 시작하면, 그토록 자주 들던 술잔 대신, 펜을 잡게 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