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경제를 위한 수학

by 글도둑

수학. 단순한 이 단어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을까. 중학교 수학책에서 처음으로 숫자가 아닌 영어를 봤을 때, 얼마나 절망적이었는가. 고등학생 때 마주한 수학은 숫자보다 영어가 더 많았다. 대부분 중학생 때 ‘수포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미분과 적분을 보며 ‘아, 포기하길 잘 했구나’ 싶어 한다. 대학교를 갈 때는 ‘수학 좀 열심히 할걸.’하면서 아쉬워하지만 말이다.


나는 경영학과를 다닌다. 그리고 지금은 경제경영수학을 배우고 있다. 문과에서도 수학이 필요하다는 건, 결국 우리는 수학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숫자와 동 떨어진 세계에서 살다가 다시 수학을 마주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예전에는 그래도 극한에서 미분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증명도 해보고, 적분도 많이 해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하나도 생각나질 않는다.


예전 사내대학은 조선해양과였기 때문에 공업수학이나 열역학, 물리학도 조금 배웠었다. 그게 불과 2년 전인데, 시험을 위한 암기 위주의 공부 방식 때문인지 수학에 대한 지식은 전부 증발해버렸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담당 과목 교수님은 꽤나 까탈스럽고 유쾌한 것 같았다. 우리가 많이 까먹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가르쳐야 할 내용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첫 수업 때 강조했던 내용이 ‘이 과목은 공책 하나 사 와야 한다.’였다. 많이 쓰고, 많이 풀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수학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많이 싫어하는 편도 아니다. 수학에서는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는 과목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노력하는 과정이 나에겐 고되고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기피할 뿐이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잡고 끙끙 앓면서 억지로 친해져야 했던 숫자들과 기호들이 너무 낯선 까닭이다. 그렇게 친해지더라도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금방 어색하지기 때문이다.


내가 배우는 수업은 함수와 행렬로 시작해서 미분과 적분까지 배운다. 마치 고등학교로 돌아간 것 같다. 수학은 아무래도 따로 공부를 해봐야겠다. 예전에 배웠던 것들이 조금이라도 기억나길 바라면서 말이다. 예전 사내대학을 다닐 때, 수학 경시대회 같은 걸 나가던 동기들이 있었다. 과학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 잘 돌아가는 뇌를 타고났는지, 게임을 열심히 하면서도 남들보다 월등한 성적을 받던 친구였다. 이번 대학 동기들 사이에서도 그런 친구들이 있을까.


경영학부도 수학을 배우긴 해야하는 구나, 한탄하게 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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