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은 하늘거리며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푸르른 새싹이 돋아나면서, 뜨거운 햇볕이 나왔다. 우리 대학은 산 중턱에 있다. 버스가 올라오긴 하지만, 강의실을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야 했다. 땀이 났다.
오래간만에 일이 일찍 끝나서 학교로 갔다. 대학과 연계된 은행에서 문자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학생증이 발급됐으니 찾아가라고. 문제는 시간대가 9시부터 17시까지다. 은행 업무 시간 안에 수령해야 하니,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던지, 반차를 쓰던지 해야 했다. 나야, 매장 오픈 업무면 일찍 끝나서 상관없지만.
학생증을 찾으러 올라가는 길, 땀이 삐질삐질 났다. 옆에 지나다니는 대학생과는 다르게 초라한 내 모습이 생각났다. 땀으로 떡 진 머리,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느라 후줄근하게 입은 옷까지. 나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조용히 지나갔다. 시험 기간인데도 다들 옷차람이 예쁘고, 단정했다. 괜히 비교되게.
분주한 다른 건물과는 다르게 식당과 은행, 서점 등이 들어선 건물은 상당히 한가했다. 다들 강의 듣고, 시험공부하느라 바쁜가 보다. 은행에서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학생증을 받았다. 은행과 연동돼서 그런지 서명할 것도 많았고 시간도 5분 정도 걸렸다. 그냥 학생증만 받고 나올 줄 알았는데.
이미 쓰는 카드와 은행이 많아서 굳이 필요 없는 은행에 통장이 생겨버렸다. 학생증이 체크카 도도 된다니. 예전에 고등학생 때, 체크카드 겸용 학생증이 생겼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굳이 바꾸지 않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카드 겸용 학생증은 여전히, 필요가 없다.
학생증에 박혀있는 내 얼굴이 낯설다. 이렇게 또다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간 건가. 버스에 카드 찍을 때 청소년 요금을 내게 해주진 않지만, 어딘가 쓸모는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