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강의실의 위치를 외우고, 조금 친해진 동기가 생겼다,라고 느껴질 무렵에 시험이 다가왔다. 벚꽃이 피어나서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 질 때쯤, 과제들이 밀려들어 왔다. 경영경제 수학은 문제를 열심히 풀어야 했고, 경영학은 내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 분석해야 했으며, 진로 설계는 멘토를 찾아 인터뷰해야 했다.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과제는 제출해야 하는데, 시험공부도 시작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학교 다닌 지 얼마나 됐다고, 얼른 종강이 되기만을 바라는 심정은 뭘까. 사람의 심리는 참 간사하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는, 과제해야지, 공부해야지 하면서도 집에 도착하기만 하면 늘어진다. 소파에서 일어나기는 왜 이리 힘든지, 스마트 폰 속에는 왜 이리 재밌는 것들이 투성인지 모르겠다.
시험 중에서 유일한 온라인 강의, 해부학은 백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 자그마치 3개의 강의실을 빌려서 시험이 진행된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심지어 좌석표까지 있었다. 시험이 제발 내가 공부한 부분에서 나오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시험기간이 다가왔지만, 여전히 도서관을 이용하긴 어려웠다. 은행에서 학생증을 받아야 하는데 퇴근 이후에 대학교 은행으로 가봤자 이미 은행은 굳게 닫혀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보고 싶고, 공부도 해보고 싶은데. 직장인이라는 게 이런 점에서는 상당히 불편하다. 평일에 쉬는 날이면 한 번쯤 가볼만한데, 정작 그럴 때는 집에서 나오기 싫은 건 어쩔 수가 없다. 몸뚱이는 여전히 이불속에서 나오질 못하니까.
시험이 다가올수록 부담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2.5만 넘기면 학자금을 지원받는데, 과연 잘 치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