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발표를 기다리다 보면, 점점 자신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처음엔 기대를 하다가, 나중엔 불안해지고, 결국엔 될 되로 돼라, 라는 심정이 된다. 내가 했던 과제들이 떠오르고, 중간고사의 성적과 교수님의 말이 생각난다. 과연 나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다가 그냥 포기하게 되었다.
적어도 나에겐 성적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재직자 특별전형은 학점이 2.5만 넘으면 장학금이 나온다. 야간대라서 그런 혜택이 있는 건데, 과연 2.5를 넘을 수 있을까 심각해진다. 나름 괜찮게 본 것 같은데 살짝 떨린다.
대학생 친구의 이야기로는 성적순으로 입력하기 때문에 일찍 뜨면 A고 늦게 뜰수록 학점이 안 좋다고 했다. 시험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과목도 아직 학점이 안 뜨자, 불안 불안했다. 설마 2.5도 안 되는 건 아니겠지.
대학교는 비싸고, 장학금을 안 받으면 돈이 너무 아까운데. 조마조마하다가 결국 체념하고 잊고 있을 때쯤, 처음 봤던 시험의 결과가 나왔다. A였다. 안도감과 함께 공부를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일을 핑계로 공부에 조금 소홀했는데, 그게 이렇게 부담감과 불안함을 다가올 줄은 몰랐으니까.
성적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기 시작했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최소한 장학금은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다음 학기에는 꼭 성적 장학금을 받고 싶어 졌다. 토익 점수도 다시 만들어놓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물론, 그때 또 어떨진 모르지만.
시험이 하나 끝나고, 성적이 하나 나올수록, 마음은 가벼워졌고 불안감은 사라져 갔다. 어쨌든 종강은 다가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