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할 수 있는 형제

나의 특별한 형제를 위하여

by 글도둑

아주 단순하게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는 건, 이광수가 모델이었다는 사실과 이솜이라는 배우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이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보자면, 우리 사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불편한 모습들을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하게 태어났다.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도 깊어지고, 체격이 커지면서 더 활동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그 평범함에서 벗어나, 특별해진 사람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언제나 순수한 사람과 언제나 새 신발을 신는 사람.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그들의 삶을 모른다. 경추마비로 목 아래를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은 단순히 엎드렸다는 이유로 질식해서 죽을 수 있다는 것도, 그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약속 시간에 늦어서 뛰어보는 것이란 사실도. 우리는 그 불편한 진실을 한 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 듣는다. 20년을 함께한 독특한 형제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면서 말이다.


나는 이 영화가 조금은 더 웃길 줄 알았다. 그리고 조금 더 슬플 줄 알았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이광수가 등장하는 모습이 있다. 각종 예능에서 봤던 그의 이미지 덕분에 그리 웃긴 장면이 아닌데도 실소가 터져 나온다. 언제나 순수한 사람을 연기하는 그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연기한다. 그 모습이 예능의 이광수와 때로는 겹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능의 이미지가 사라진다. 아, 이광수가 연기도 되는구나.


이광수의 연기는 디테일했다. 택시를 잡아 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는 그의 행동엔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택시를 잡으려 손을 흔들고, 진짜 택시가 잡혀버리자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놀라워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택시를 잡아낸 것에 대해서 기특해하며 손뼉을 친다. 그 모습에서 예능인 이광수가 아니라 배우 이광수가 보였다.


신하균은 신하균스러웠다. 고집스럽고 까칠하지만 늘 생각 깊은 그런 이미지. 너무나 신하균다운 연기여서 오히려 평범해 보였다. 그가 화를 내고, 울고, 웃을 때, 그가 생각보다 이미지 소비가 많은 배우였단 사실이 느껴졌다. 반면, 이솜은 매력적이었다. 그냥 예뻤다. 물론 그 외 고시원에서 혼자 깻잎에 햇반을 싸 먹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스크린 가득, 그녀의 얼굴이 들어오는데, 작은 주근깨와 푸석한 피부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고단함이 묻어 나오는 듯했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게 전부다.


영화는 예상과는 다르게 잔잔하게 흘러가고, 슬프지만 행복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끝난다. 우리에겐 어디까지가 태어난 삶에 대한 책임일까. 서로를 책임지기 위해서 각자 특별하게 태어난 이 형제들은 어떤 책임감으로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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