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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악과 보다 작은 악

넷플릭스 오리지널, '위쳐'

by 글도둑

게임 '위쳐 3'을 먼저 해봤던 나에게 드라마 '위쳐' 시리즈는 연말 시상식보다 기대됐다. 인물 캐스팅에 대해서 왈가왈부가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 역할을 맡은 헨리 카빌은 늑대 교단의 위쳐, '리비아의 게롤트'를 잘 소화해냈다. 무정해 보이면서 작은 감정 동요를 보이고, 냉철한 듯싶으면서도 쉽게 함정에 빠지는 그의 모습은 꽤나 흥미로웠다.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쳐의 상징인 두 자루의 검, 은 검과 철 검을 동시에 지니지 않는다는 설정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시간대를 살짝 꼬아놨다는 점이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약간 이상했달까. 그러나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다. 액션도 꽤나 잘 뽑았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며 상황과 세계관을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내가 위쳐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판타지 세계관에서 주인공이 놓이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거대한 악과 보다 작은 악에 대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때로는 무심한 군중이 될지, 정의를 위해 맞서 싸울 백기사가 될지, 아니면 돌연변이 괴물이 될지, 괴물 잡는 괴물 사냥꾼이 될지.


주인공 게롤트는 큰 악이든, 보다 작은 악이든 악은 악이라며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둘 다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운명은 게롤트를 찾아간다. 위쳐의 세계관에서 인과율, 그리고 운명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특히 '의외성의 법칙'에 대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의외성의 법칙은 이 세계의 역사만큼 오래된 법칙 중 하나다. 보통 위쳐들은 이를 통해 후계자를 양성하는 데 사용하곤 한다. 방식은 독특한데, 예를 들어 의외성의 법칙으로 '당신을 처음 맞이하는 것을 달라'라고 했을 경우에는 집에 돌아왔을 때 처음 맞이하는 것이 강이지, 아내, 또는 자식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보통 이 법칙을 통해서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생명을 구해줬을 때가 많다. 위쳐들은 돌연변이이며 불임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이를 얻고 후계로 기르곤 한다. 이 의외성의 법칙을 어길 경우, 불운이 닥쳐오기 때문에 세계관 속의 사람들은 이를 지키려고 애를 쓴다.


게롤트 또한 법칙에 의한 운명, 마법에 의한 운명, 그리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운명에 기대어 살아간다. 시즌 1에서 게롤트는 의외성의 법칙과 마법에 의해 운명이 생겼다. 시즌2와 시즌 3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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