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죽음, 그리고 구원
아서 모건. 서부 개척시대의 무법자. 어렸을 때부터 무법자의 손에 길러진 그는 말과 총으로 세상을 피와 죽음으로 덧칠하면서 살았다. 그가 활동하는 시대는 무법자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GTA로 유명한 락스타 게임즈가 발매한 게임으로 서부개척시대 판 GTA라고 보면 편하다. 우리는 아서 모건이 되어서 갱단을 위해 일하게 된다. 여기서 큰 흐름을 제외하고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서 아서 모건의 성향을 바꿔 나갈 수 있다. 악인이 될 것인가, 선인이 될 것인가.
아서 모건은 갱단 내에서 가장 뛰어난 총잡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살인, 협박, 강도, 탈취에 능숙한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폐결핵에 걸린다. 가난한 농부를 돈 갚으라며 줘패다가 옮았기 때문이다. 건장한 체격에 튼실한 근육을 가진 그는 기침을 시작하며 깨닫는다. 남은 인생이 길지 않았음을.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옮았어요.. 사람을 죽도록 때리다가... 고작 돈 몇 푼 때문에요. 난 지독하게 살아왔어요. 수녀님."
플레이어는 아서 모건을 따라서 선택을 돌아본다. 악을 행하던, 선을 행하던 무법자인 그는 수배된 악당이요, 거금의 현상금이 달린 사냥감에 불과했다. 그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게임을 즐겨오던 플레이어는 아서 모건이 수녀님에게 털어놓는 대사에 생각에 빠진다. 지독하게 살아온 아서가 스스로를 비난하며 죄인임을 뉘우치는 때, 플레이어는 그동안 아서를 통해 선택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독사에 물린 사람을 구해줄지, 납치되는 여성을 구해줄지, 탈옥한 죄수를 도와줄지, 거지에게 적선할지, 고난에 빠진 시민들을 도와줄지. 아서 모건은 폐결핵에 빠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자신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갱단원들을 피난시키고 붕괴되는 서부 개척시대와 무법자의 시대를 지켜본다.
아서 모건의 삶은 피와 죽음으로 덧칠되어 있다. 그 속에서 그는 깨닫는다. 내가 걸어온 길이 잘못되었음을. 그는 자신이 편하게 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구원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쌓아 올렸던 피와 죽음 마주하며 그는 가족을 챙긴다. 가족과도 같았던 이들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며 아서 모건은 무법자로 생을 마감한다. 갱단의 붕괴와 그의 목숨을 죗값으로 가족과도 같은 일부 단원은 구원을 받는다. 아서 모건의 희생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 레드 데드 리뎀션 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