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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과 본성

레드 데드 리뎀션 2

by 글도둑

서부 개척시대의 끝자락, 범죄를 저지르고 정부에게 쫓기는 갱단이 있다. 갱단원들을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아서 모건, 때로는 타시터스 킬고어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는 그는 갱단의 리더에게 아들처럼 자랐다. 태생부터 무법자였던 그는 총잡이로 살아간다. 총을 쏘고 열차를 습격하고 은행을 턴다. 낙인찍힌 범죄자, 악명 높은 총잡이였던 그는 자신이 폐결핵에 걸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사람은 변하는가. 게임 속의 캐릭터 아서 모건은 사람이 변한다기보다는 본성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가면이 벗겨지면서 본성이 나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그는 무법자로 키워졌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선은 지키면서 살아간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쏴 죽이면서도 약자를 보호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 그리고 한마디 말을 듣는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요."


그는 고개를 흔든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서. 때로는 좋은 일을 하지만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고. 그는 서부 개척시대의 무법자로 자랐으나 상황이 악화될수록 올바른 길을 찾는다. 따르던 리더의 판단을 의심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잡아 행동하기 시작한다. 가족과도 같은 이들을 살리고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정의를 위해서 그는 죽기 직전까지 싸운다.


사람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 가면 아래 숨겨진 본성은 본인 스스로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타의로 썼던 가면을 밀어내고 서서히 본성을 드러낸다. 누구는 빨리 깨닫고 누구는 느리게 깨달을 뿐이다. 가면은 다양한 이유로 우리의 얼굴에 붙어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그 속에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때문에 아서는 무법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자랐다. 누구보다 뛰어난 사격 실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가장 위험한 일을 도맡아서 하면서.


그러나 그는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었다. 무법자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소중한 이들을 위해서 희생한다. 자신의 과거를 위한 속죄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다른 사람의 구원을 바란다. 게임 속에서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는 드물다. 영화 같은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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