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익스트랙션
아무 생각없이 액션만 터지는 영화가 있다. 시간 죽이기에 괜찮은 영화. 대표적으로 아저씨, 테이큰, 존 윅 시리즈가 그런 영화다. 액션으로 가득 찬 킬링 타임용 영화. 익스트랙션도 그와 같지만 액션도, 스토리도 그 밑 언저리를 맴돈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아저씨처럼 아이와 특수요원의 교감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테이큰처럼 아버지의 분노와 집념이 불타오르지도 않는다. 흔하디 흔한 설정으로 아픈 과거가 있는 용병이 아이를 구하려 애 쓰는 내용이다. 영화 아저씨에서는 적어도 교감이라고 부를수있는 장면들이 초반에 몰려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 그냥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싶다. 그리고 다 쏴 죽이기 시작한다.
테이큰은 납치 당한 딸을 되찾기 위한 전직 특수요원 출신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담은 영화다. 짧고 짧은 편집을 엮어서 화려해보이는 액션을 연출하고 늙어버린 아버지가 딸을 찾기 위해서 어떤 짓을 할수있는지를 보여준다. 근데 익스트랙션은 그런 것도 없다. 용병이 돈 받고 아이를 찾아와놓고서 돈이 아니라 그냥 아이를 위해서 움직인다. 스토리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요, 연기로 납득시키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를 주절주절 늘어놓기 보다는 가슴에 두 발, 머리에 한 발 총알을 박아넣는 영화도 있다. 존 윅은 그런 영화다. 스토리를 잔뜩 빼고 액션으로 가득 채워서 호평 받은 영화. 독특한 세계관과 함께 펼쳐지는 화려한 총격신에 빠져든다. 근데 익스트랙션은 그런 롱 테이크의 총격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수준의 총격신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뿌연 흙먼지와 총성이 영화를 지저분하게 만든다.
영화 자체가 빈약한 스토리에 빈약한 액션이라 어쩔 수 없다. 시간을 죽이려다 잠이 들수도 있는 영화, 익스트랙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