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전자오락 수호대
내게는 두 살 많은 형이 하나 있다. 어릴 적, 형과 정말 많이 싸웠는데 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딱 한대였기 때문이다. 나의 어린 시절은 게임으로 가득했다. 게임 속에서 주인공으로 세계를 누볐다. 게임을 하면서 종종 왜 남의 집을 때려 부수면 아이템이 나올까 호기심이 들곤 했다. 그런 호기심을 유쾌한 세계관으로 바꿔 그린 웹툰이 있다. 바로 '전자오락 수호대'다.
전자오락 수호대는 게임을 즐기는 주인공을 위해서 들키지 않고 운영을 돕는다. 물건 사이에 아이템을 숨겨두고 악당 역할의 직원을 고용한다. 게임을 재밌게 운영하고 이끌어내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수호대는 게임과 주인공을 위해 존재한다.
웹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수호대의 이름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패치, 악당의 이름은 치트다. 그 외에도 퍼블리, 컨티뉴, GM, 바닐라, 모드, 매뉴얼, 코인, 크레디트, 게임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호칭을 캐릭터화 시켰고 이름 속에서 그들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게임을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흥미로운 세계관, 전자오락 수호대는 막이 내렸다. 이처럼 재밌는 세계관은 당분간 찾기 힘들 것 같다. 이 세계관으로 다른 이야기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전자오락 수호대는 도트 감성의 애니메이션으로 오프닝을 연다. 그리고 그 오프닝이 엔딩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떡밥을 뿌리고 회수에 성공한 가스파드는 '갓스파드'가 되었다. 웹툰, '전자오락 수호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