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씨스피라시
타짜에서 평경장은 '혼이 담긴 구라'라는 말을 한다. 혼이 담긴 구라는 화투판에서만 있는 게 아니었다. 바다에도 혼이 담긴 구라가 있었다. 바다 오염의 원인으로 우리는 플라스틱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플라스틱 1회용 빨대'를 말이다.
혼이 담긴 구라는 사람을 믿게 만든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대신에서 다양한 대체품을 만들었다. 파스타로도 만들고 다시 쓸 수 있는 소재로도 만들고 종이로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씨스피라시'에서는 바다에 떠있는 쓰레기 중 46% 로가 플라스틱 어망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빨대나 컵, 수저나 포크가 문제가 아니라 '어망'이었다. 물고기를 낚을 때 필요한 어망.
그런데 세계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늘 빨대나 수저, 포크 따위다. 왜 그럴까? 그 답 또한 다큐에서 나온다. 바로 거대한 단체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이다. 플라스틱을 언급하던 다양한 환경단체는 상업 어업을 하고 있는 협회로부터 활동 자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망' 대신 빨대가 헤드라인에 나오고 스타벅스에서 종이 빨대를 쓰고 있는 셈이다.
다큐의 끝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는 부분이 나온다. 양식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양식을 위한 사료를 만들려면 그보다 더 많은 물고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연어 1의 사료를 위해서 1.3의 다른 물고기의 희생이 필요하다. 결국 어업 없이는 양식도 불가능한 현실이다. 다큐에서 인용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48년이면 바다 생태계는 끝장난다고 한다.
그래서 바다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서는 어업을 중단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을 안 쓰고 재활용한다고 해서 바다가 살아나지 않는다. 우리가 여태껏 해왔는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위한 노력은 헛수고에 가까웠다. 그보다 해산물을 안 먹는 게 더 도움되는 건 아닐까.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드는 다큐, '씨스피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