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해적

왜 해적(海賊)일까?

by 글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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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주로 우주 해적이라는 집단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우주 해적을 말해보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트루 파더 '욘두'를 포함한 라바 저스가 있다. 이때 우주 해적은 로망으로 점철된 이미지를 갖는다. 우주를 떠다니며 모험을 하는 해적이나 의적으로 포장되곤 한다. 물론,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악의 축으로 비치기도 하다.


영화 마션을 보면, 미국 공돌이면서 식물학자인 마크 와트니는 자신이 우주 해적이라며 좋아한다. 자신을 해적으로 분류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나열한다.


'화성은 우주 조약에 의해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니다. 그런 경우엔 해양법에 적용받는 공해로 취급된다. 그 공해에서 미국의 선박을 허가 없이 탈취한다는 것은 해적, 우주 해적이다!'


우주선은 비행하는 기계임에도 '선박' 취급을 받는다. 우주라는 공간은 바다처럼 항해한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우주선을 만드는 곳도 조선소라고 불린다. 왜 우주는 바다가 되었을까. 우선 우주조약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우주 조약은 1966년 12월 19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정식 명칭은 '달과 다른 천체를 포함하는 우주공간의 탐사 이용의 국가 활동을 규제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으로 17개 조와 전문으로 이뤄져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우주에서 싸우지 말자, 우주인은 인류 대표니까 서로 도와주자 라는 내용이다. 때문에 어느 나라의 영토에 속하지 않으며 시설을 짓더라도 모든 나라의 출입 자유가 주어진다.


여기서 해양법이 등장한다. 1982년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에서도 모든 국가는 공해를 이용할 자유가 있다고 나온다. 우주와 공해는 똑같이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우주와 바다의 유사성이 결국 '우주 해적'이라는 단어를 만들게 되었다.


마크 와트니의 말을 더 따라가 보자면 선적국법 주의까지 알아야 한다. 어느 특정 국가의 법으로 관할하는 구역이 아닌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선박의 국적에 따라 우선 적용한다는 법이다. 즉, 공해 위의 선박 또는 화성 위의 우주선에 벌어진 일은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마크는 우주선의 국가에 따라서 법을 다르게 적용받는다. 이때, 그는 미국 우주선을 탈취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미국이 공식적으로 허락하지 않았으니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우주 해적'이 맞다는 소리다.


영화, 마션을 보다가 뜬금없이 왜 우주가 바다 취급을 받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명확히 나오는 게 없어서 아쉬웠다. 우주 해적이 언젠가는 우주를 떠돌지 않을까. 그때는 우주 조약이 여전히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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