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탄천
이번에는 커피머신 A/S 알바를 시작했다. 지원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시급은 편인데 시간대가 마음에 들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채용 담당자가 실제로 근무하는 곳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채용 담당자와 따로 연락하는 일이 잦았다. 게다가 알바몬을 통해서 지원하는 게 보통이었데 이곳은 자사 이력서 양식이 따로 있었다.
서류 합격이라는 거창한 1차 단계를 거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그 메일에는 마치 정규직 면접처럼 준비하게끔 나와있었다.
- 면접시간 기준 15분 전 도착 바랍니다.
- 면접 복장은 정장이 가장 이상적이나 불가시 단정한 복장으로 부탁드립니다.
- 간단한 자기소개 준비 부탁드리며 하셨던 경력 및 업무 내용 위주로 정리하여 면접 준비 부탁드립니다.
(꼭! 첨부파일 이력서 토대로 꼼꼼하게 준비해주세요!)
바로 이렇게 말이다. 알바 지원하는데 정장까지 입어야 하나? 싶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하자라는 생각에 면접 당일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면접을 진행하던 과장님은 정장 입고 온 첫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하셨다. 알바 지원했는데 뜬금없이 정장 입고 오라는 메일을 받으면 한번 더 연락해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행히 이야기를 잘 끝냈고 출근하게 되었다. 하는 일은 정말 간단했다. 커피머신의 외관, 내부 세척. 엔지니어 보조로 근무하게 되었다. 하는 일은 단순 반복 노동이었고 시급이 높은 이유는 더럽고 힘든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근데 내가 일했던 여러 알바 중에서는 비교적 쉬운 편에 속했다. 약간 더럽기는 하지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출근하면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텀블러에 담는다. 커피를 마시는 것도 자유롭고 근무 자체도 여유로운 듯싶다. 언제까지 일할지는 모르지만 조건과 환경이 나쁘진 않다.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