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등교?
드디어 졸업 시험을 보러 갔다. 야간대 과정으로 등교하는 시간대는 저녁 7시 전후다. 그때 버스를 타고 학교에서 내리면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학교 밑으로 내려가는 그들을 혼자 거슬러 올라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20대 초반을 다시 떠올리곤 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짠 내와 쇳가루, 그리고 반짝거리는 용접의 불꽃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코로나가 가져다준 캠퍼스의 한산함이 쓸쓸했다.
텅 비어있는 코트와 길목, 그리고 대학가 인근에 있었던 식당과 술집에 붙은 임대 문의 현수막. 졸업 시험을 보러 가는 길은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있는 학생들은 기숙사로 돌아가는 이들밖에 없었다. 늘 꽉 차 있던 주차장이 텅 비어있는 걸 보면서 시험 장소에 도착했다. 시험 장소 앞에는 동기들이 서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만난 몇몇 친한 동기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도 노트를 펼쳤다. 졸업시험은 무척이나 쉬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공 7과목, 각 20문제를 우리에게 나눠줬다. 정답은 없었다. 직접 찾아서 공부를 해야 했고 그중에서 14문제가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9문제 이상을 맞춰야 합격이었다. 나는 혼자서 공부를 했고 10문제는 확실하게 풀었다. 그리고 거기서 걱정했다. 혹시나 내가 찾았던 답이 오답이라면 재시험을 봐야 한다. 재시험이야 다시 공부하고 보면 된다지만 그 사실이 그냥 창피할 것 같았다.
시험을 본 다음 날, 카톡방에 '불합격자는 없습니다.'라는 연락이 도착했다. 걱정과는 달리 통과했다. 이번에 듣고 있는 수업 과제들은 모두 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 시험, 기말고사만 보면 대학생활이 끝난다. 아주 늦게나마 돌아온 학교에서 결국 졸업한다. 졸업식에 올지 안 올지 모른다. 어쩌면 졸업 시험을 본 날이 마지막 등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대학을 다니면서 나는 뭘 했는가. 그런 생각만 남는다. '뭘 하긴 했겠지?' 하면서 돌이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