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이게 마지막이라니

by 글도둑

공지가 올라왔다. 다음 주에 시험이 있으니 확인하라면서. 시험 세 개와 시험 대체 과제 하나. 이것만 끝내면 기나긴 야간 대학 생활도 막이 내린다. 대체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4년이나 다녔는데 막상 돌이켜보면 뭘 했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학기 중에는 귀찮아서 힘겨웠는데 말이다.


첫 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참 우습게도 학교에서 지내면서 나와 어울렸던 대학 동기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가장 먼저 친해진 동갑내기 친구 A는 자퇴했다. A가 일하던 회사에 친구가 있어서 더 쉽게 친해졌었다. 근데 4월쯤에 사회복지과가 있는 대학으로 가고 싶다며 자퇴했다. 4월까지는 자퇴 신청하면 등록금 일부를 돌려준다면서.


그다음에 어울렸던 동생 B는 2학기를 마지막으로 군대를 갔다. 야간대 과정 중, 특성화고교 전형은 특성화고 출신 중 3년 이상 재직 기간이 있는 직장인이 들어가는 전형이다. 근데 남자들은 보통 군대를 다녀와야 하니 나이가 최소 25에서 26인데 그 동생은 그 당시 23으로 기억한다. 해병대로 힘들게 다녀왔다. 다시 복학했는지 의문이긴 하다.


2학년 때 만났던 동기는 직장 문제로 휴학했다. 그나마 군인이던 동생 한 명과 같이 다녔고 편입한 사람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 여느 대학생처럼 축제도 가고 술도 마시면서. 편입생들은 나보다 어렸지만 한 학년 선배 기수로 들어왔기에 먼저 졸업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딱히 같이 다니는 애들이 필요 없었다. 코로나로 학교를 거의 안 나갔으니까.


학교 생활은 딱히 뭘 한 게 없다. 굳이 따지자면 커피 동아리에 들어가 본 것 정도. 문제는 동아리 애들과 어울리기엔 내가 너무 바빴다는 점이다. 어떤 행사를 하던 참여를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동아리에서 드립 커피 내리는 연습만 했다. 그리고 글쓰기 센터에 가서 첨삭 지도를 받았다. 담당 교수님의 권유에 대학 신문에 서평을 투고하기도 하고 글쓰기 공모전 같은 것도 나갔다. 서평 투고와 공모전을 통해서 6만 원 정도의 원고료를 받았던 게 전부다.


평소에는 수업 시간에 가서 교수님의 목소리를 배경음 삼아서 책을 읽었다. 아주 예외적으로 재밌는 수업을 제외하면 보통은 그랬다. 코로나가 시작한 이후로 동영상 강의가 되니까 책 대신 다른 짓 할게 많아서 독서량이 떨어졌다. 일 년에 스무 권 정도 읽다가 열 권 정도로 말이다.


야간대를 졸업하고 나면 이제 뭘 써야 할까. 창업 준비에 대한 글을 적어야 하나 싶다. 창업부터 폐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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