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가 아니라 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예쁘게 보이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만 설치하는 것에 가까우니까.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면 얼마나 드는지 견적을 받아봤다. 전체 공사 금액의 20%가 보통 감리비용으로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다. 그러던 중, 한 업체에서 상가 공사 컨설팅을 한다고 해서 불렀다. 그 비용은 31만 원이었다. 기본 비용 26만 원에 출장비용 5만 원.
내가 해야 하는 작업은 우선 철거부터 시작해서 전기, 페인트, 수도, 덕트, 천장, 가스 등이 있다. 지하 1층 상가라서 창문이 없다. 옆 벽을 뚫어서 덕트를 설치해야 했다. 작은 로스터리를 차릴 거라고 전달하고 어떤 공사가 필요한지 말했더니 업체 사람이 어디를 어떻게 공사하는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 어떤 부분이 공사하기 힘들고 돈이 많이 드는지 상세하게 알려줬다. 만약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면 이런 컨설팅을 한 번쯤 받아보거나 유튜브로 공부를 먼저 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자칫하면 눈퉁이 맞기 좋아 보였다.
지하 1층 상가의 문제는 배수로가 없다는 점과 덕트 설치할 장소가 애매한 점이었다. 이 부분은 상가를 둘러볼 때도 고민스러웠던 점이다. 그러나 다른 곳보다 넓은 평수와 저렴한 월세 때문에 공사비가 더 들어도 괜찮을 거라는 판단 하에 계약했다. 우선 철거 작업부터 내가 들은 내용을 토대로 정리해봤다.
철거는 우선 천장에 있는 마감재, 텍스를 뜯어야 하는지 여부가 중요했다. 오래된 건물은 아직도 석면 재질의 텍스가 남아있다. 텍스를 다 뜯고 교체하려면 최소 100만 원 이상의 금액이 든다. 게다가 석면 텍스는 산업폐기물로 버려야 하기 때문에 폐기 차량을 따로 물러야 한다. 1톤 트럭 한 대와 사람 2명이 오면 최소 50만 원이라고 한다. 작업 기간은 하루면 충분했다.
그다음은 전기 공사였다. 기존에 이상하게 달려있는 전선을 모조리 뜯어내고 다시 전선을 깔고 콘센트를 만들어야 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전기온수기, 에어컨, 냉장고, 로스터 등등이 들어가려면 전기 사용량이 꽤 많았다. 구체적으로 쓸 Kw양을 계산해서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콘센트의 수와 위치를 정하고 업체에 견적을 맡기면 된다고 한다. 견적은 320만 원이 적정선이라고 했다. 전기 공사는 2일 정도 잡아야 하는데 배선을 까는데 하루, 실내 작업을 거치는데 하루가 필요했다.
페인트는 마르는데 시간이 걸려서 5일 정도로 잡아야 했다. 약 10평 규모, 바닥과 옆 벽을 칠하는데 220만 원 정도로 예상됐다. 식품 가공업으로 등록할 작업실만 페인트 하는데도 돈이 꽤 많이 들었다. 옆 벽과 바닥 면적이 넓을수록 금액이 더 커진다. 게다가 표면이 거치면 샌딩 작업을 통해서 바닥을 다 긁어내야 한다. 그럼 더 비싸진다.
수도와 배수는 고민을 해봐야 했다. 배수로를 뚫으려면 바닥에 구멍을 내서 지하 2층의 배수구와 연결시켜야 했고 공사가 커지게 더 커지게 된다. 구멍을 뚫은 건 가능하지만 다른 임대공간을 침범하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 하며 비용도 100만 원 이상 든다. 물을 많이 쓰지 않을 거라는 가정하에 배수로는 보류하고 수도와 필터 설치만 진행했다. 이 또한 100만 원 정도의 금액이 든다.
가스 작업 또한 비슷한 가격인데 이는 임대인이 설치해준다고 해서 대략적인 설명만 들었다. 덕트가 가장 큰 난관이었다. 지하 1층에서 밖으로 배기를 해야 하는데 주차장 입구를 통해서 연결할 수밖에 없었다. 1층으로 빼게 된다면 150만 원 정도 든다고 했지만 1층이 아니라 옥상으로 뺀다면 더 많이 들게 된다. 로스팅 시, 연기와 냄새 때문에 민원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옥상으로 빼기로 마음먹었다. 300만 원 정도의 예상 금액을 잡아뒀다.
상가 입구는 양문형 유리문인데 밑과 옆을 통해서 바람이 숭숭 들어왔다. 그래서 중간에 칸막이로 문을 하나 더 만들고 싶었고 조립식 칸막이를 시공하게 되면 100만 원 정도 금액이 들 거라고 했다. 대략적인 예상 금액은 약 1290만 원.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직접 하면서 줄여가야 했다. 내 노동력을 투자해서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