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비롯한 식물로 가득한 카페다. 딱 들어서면 엄청 넓어 보인다. 화이트 톤 인테리어와 화려한 색상의 식물이 화사한 느낌을 준다. 한쪽 면 전체가 대형 거울이라 더 넓어 보인다. 높은 노출형 천장과 거울의 조합이 체감상 평수를 두배로 증폭시킨 듯하다. 근데 의외로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좁은 편이다. 테이블과 의자가 큼직큼직해서 간격이 더 좁은 느낌이 든다. 특히 겨울철이면 옷의 부피가 커서 사이로 지나가기 애매해진다.
참 독특하다. 공간은 넓은데 테이블 사이를 지나다니기 쉽지 않다니. 넓은 공간감과 다르게 움직이기 불편한 점이 아쉽다. 테이블 하나 정도는 빼버리고 여유롭게 배치하면 더 좋지 않을까. 이렇게 테이블과 의자를 가득 채운 이유는 아마 테이블 회전율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창가 쪽에 앉은 손님들은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나갈 때까지 쭉 앉아있었다. 좌석 근처에 콘센트도 안 보였는데 노트북을 가져온 손님도 보였다. 테이블과 좌석이 편하고 넓은 만큼 오랫동안 머무른다. 덕분에 회전율은 낮고 음료 단가는 높을 수밖에 없다.
푹신한 의자에 있는 쿠션을 만져봤는데 무척 보들보들했다. 편하게 쉬기 좋은 공간이다. 예쁜 인테리어와 편한 공간인 만큼 유지관리가 어려워 보인다. 화이트 톤은 자칫하면 얼룩이 쉽게 눈에 띈다. 보들보들한 쿠션들은 세탁해서 뽀송뽀송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한마디로 손이 엄청 많이 가는 인테리어다. 더군다나 공간도 넓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거울도 매일 닦아줘야 할 텐데 청소가 얼마나 힘들까.
음료와 디저트 방면은 무난했다.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다. 부드러운 산미가 느껴졌다. 끝 부분에 살짝 고소한 뉘앙스가 따라왔다. 엄청 화사하거나 산미가 강렬하지 않고 균형이 잡혀있는 느낌. 어디에 치우지기 보단 디저트와 같이 먹기 좋은 맛이다. 그래서 달달한 티라미수도 하나 시켜서 같이 먹었다. 티라미수는 일반적인 생김새와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시트가 독특했다. 막대과자 같이 길쭉한 시트가 겹겹이 쌓여있었다. 위에는 눈꽃 모양으로 파우더를 뿌려서 역시 예쁘게 공들인 티가 났다.
음료와 디저트가 잘 어울렸고 테이블과 카페 분위기 자체도 굉장히 예뻤다. 커플들이나 여성분들이 많이 올 것 같았고 실제로 많이 보였다. 다만, 남성분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시그니처 음료도 메뉴판에 따로 있었는데 다 달달한 라테 계열로 보인다.
3대 그라인더가 보였다. 말 코닉도 있었고 라마르조꼬 에스프레소 머신도 보였다. 비싸 보이는 스피커와 공기청정기, 예쁘고 관리 잘 돼있는 공간. 이곳은 창업하는데 얼마나 썼을까. 이 카페의 단점을 굳이 뽑자면 비싼 가격대가 아닐까 싶다. 6,000원 대의 아메리카노, 7,000원 대의 시그니처 음료와 디저트. 그나저나 이름이 왜 어반 스피릿일까. 언젠가 다시 가게 되면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