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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Apr 22. 2022

900,000 + 1,000,000

수도업체는 90만 원이 들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핫 워터 디스펜서에 물을 연결하고 필터를 달았다. 제빙기를 포기하면서 스케일을 억제해주는 필터 하나만 썼다. 싱크대 밑에는 전기온수기를 설치했다. 전기온수기와 필터,  싱크대 수전 값을 제외하면 인건비가 한 40만 원쯤 되려나. 가장 빨리 되는 업체에 연락해서 진행했는데 다음 날, 전기온수기에서 물이 샜다. 온수가 나오는 부분이 제대로 조여지지 않아서 역류한 걸로 보였다. 걸레로 닦고 업체에 연락하니 다음 날 와서 조치해주셨다. 그 이후로 수도 관련해서는 문제이 잘 쓰고 있다.


내가 임대한 작업실은 주차장에서 보이는 위치다. 찾아오는 친구마다 잘 못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차가 들어올 때마다 유리문 너머로 불빛과 함께 사람들이 보였다. 너무 노출돼있어서 부담스러웠다. 적당히 가릴 필요를 느꼈다. 게다가 주차장에서 들어오는 먼지도 문제가 됐다. 청소를 해도 금방 더러워지니까. 심지어 찬 바람까지 들어왔다. 고민 끝에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샌드위치 패널로 하려다가 더 깔끔해 보이는 칸막이를 찾았다.


두 업체에 연락했는데 동일한 칸막이를 동일하게 시공해주는 다른 업체였다. 내가 측정한 설치 면적과 타입을 전달해줬더니 방문하기도 전에 견적이 나왔다. 한 곳은 100만 원, 한 곳은 120만 원이었다. 분명 똑같이 생긴 조립식 칸막이였는데 가격이 이렇게 다르다니. 참 신기할 따름이다. 당연히 100만 원에 맡겼다. 혹시 중간에 유리를 추가하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물었는데 20만 원에서 30만 원이 추가된다고 했다. 그냥 칸막이만 설치하기로 했다. 공간이 넓어서 막혀있는 칸막이라도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으니까. 두 시간 만에 뚝딱하고 벽과 문이 생겼다. 목공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역시 피라미드는 사람이 만든 게 맞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는 중고로 찾아보고 있는 로스터만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작업실을 굴릴 수 있다. 아마 이곳에서 매일같이 출퇴근해야겠지. 슬슬 식품가공업 허가에 대해서 준비할 때다. 각종 신고와 허가를 열심히 찾아서 공부하고 그에 맞춰서 작업했는데 부디 잘 허가가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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