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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n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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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오브 콘텐츠

미금역에 종종 가는 '테이블 오브 콘텐츠'라는 독립서점이 있다. 그곳의 사장님을 만나서 작은 로스터리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드렸다. 물론, 샘플 드립백과 함께. 아쉽게도 원두는 아는 곳이 있어서 납품처가 따로 있다고. 그래도 창업 관련해서 한참 이야기했다. 내 브랜드가 책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나 책 매출에 대해서나. 예전에 독립서점 창업을 고민하던 시절, 내가 하고 싶었던 책&커피 페어링 서비스를 말씀드렸다.


나는 책과 커피를 묶어서 판매하고 싶었다. 책과 어울리는 커피를 함께 묶어서 판매하는 페어링 서비스. 곁들여서 독서모임도 같이 하는 방식으로.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드립백과 책을 묶어서 판매하는 걸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양한 나라의 드립백을 만들어서 가져다 드리고 책과 엮어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커피마다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과 탄자니아 키보 킬리만자로 원두를 페어링 하는 것처럼.


나는 커피를 팔고 싶고 사장님은 책을 팔고 싶어 했으니 어쩌면 딱 맞는 조합이 아닐까. 그런 이야기가 오가는 와중에 사장님이 주관하는 독립서점 내 독서모임도 생겼다는 소식도 들었다. 사장님은 다양한 주제로 호스트를 모실 생각이라며 나중에 커피 서적으로 모임을 할 때 호스트로 참여해 달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 언제든 괜찮다면서 일정을 조율했다.


사실, 영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엔 뭔가 영업을 뛴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 든다. 돈을 잔뜩 벌고 있진 않더라도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부들, 로스팅, 세금, 마케팅과는 다르게 눈에 보이니까.


사실 주문이 들어오지 않을 때, 작업실에서는 딱히 할 게 없다. 자영업자의 삶이라는 게 이런 걸까. 파리 날리는 가게에 있는 주인의 멍한 표정이 떠오른다. TV에 고정된 채 썩어버린 눈빛과 손에 들린 파리채 또는 리모컨이. 그게 싫어서 글을 쓰고 마케팅 방법을 찾아본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보단 움직인다. 근처에 카페를 다녀보면서 납품할만한 곳이 있나 커피를 마셔본다. 이제 슬슬 영업을 시작할 때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믿고 뛰어내려볼 뿐이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어느새 6월의 끝자락이네요. 구독자 여러분 덕분에 차근차근 뭔가 해내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매출이 더 늘고 여유가 생긴다면 구독자님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해볼게요. 지금은 드립백 하나 더 챙겨드리는 게 전부지만요.


커피 원두, 드립백은 아래 링크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브런치'에서 보고 왔다고 적어주시면 드립백 더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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