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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l 08. 2023

어크로스의 마일즈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포일러 주의


'마일즈 모랄레스'라는 검은 스파이더맨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 영화의 두 번째 편, '스파이더 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전작보다 화려해지고 과감해진 행보를 보여준다. 영화는 늘 그렇듯,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스파이더맨으로 시작한다. 마일즈가 아닌 그웬의 대사부터.


그웬의 독백은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소개는 스스로의 이름을 말하며 시작한다. '내 이름은 피터 파커, 방사능 거미에 물려서 능력을 얻고..'를 비틀어서 '그의 이름은 마일즈 모랄레스'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녀의 독백에는 후회가 짙게 깔려있다. 그 이유는 서서히 드러나는 마일즈의 진실에 담겨있다. 마일즈는 공식 설정을 벗어난 스파이더맨이다. 그는 스파이더맨이 될 운명이 아니었다. 공식 설정을 부수면서 탄생한 마일즈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험 요소였다. 다른 차원의 설정도 부숴버리는 존재가 될 수 있으니까. 그걸 깨닫고 나자 이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의 제목이 의미심장했다.


첫 영화는 'Into the Spider-Verse', 국내엔 '뉴 유니버스'로 번역되어 들어왔지만 원제는 스파이더 버스에 들어갔다고 표현된다. 즉, 원래는 스파이더 버스에 속하지 않았던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는 'Across the Spider-Verse'다. 공식 설정으로 가득한 스파이더맨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마일즈를 의미한다. 스파이더맨의 공식 설정은 두 가지, 가까운 이의 죽음, 그리고 가까운 경찰 서장의 죽음이 있다. 모두가 그 설정을 향해 직진한다. 그러나 마일즈는 경찰 서장이 된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 설정을 가로지른다(across).


세 번째 영화이자 이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영화는 'Beyond the Spider-Verse'다. 스파이더 버스를 '넘는다'는 단어는 결국 설정을 뛰어넘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공식 설정이 붕괴되면 겪는다는 차원의 붕괴는 어떻게 해결될까. 그리고 마지막 편의 빌런은 어떻게 막아낼까. 점점 더 궁금해지는 영화이자 '마일즈 모랄레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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