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도둑 Sep 11. 2023

행궁동, '태양 커피'

행리단길 커피 견문록

행리단길의 구석진 곳으로 들어갈수록 인파가 줄어든다. 대신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태양 커피 행궁동점도 주택을 때려부숴서 만든 카페였다. 밝은 빨강색의 어닝과 로고를 보고 들어서면 물이 흐르는 정원이 먼저 보인다.



'태양'이라는 브랜드를 살리고자 다양한 곳에 붉은 색이 들어가있다. 미국 같은 느낌의 전화기에도, 예쁜 컵에 그려진 로고에도 빨강색이 있다. 행궁동점은 1층과 2층, 그리고 루프탑으로 되어있었다. 실내 자리는 이미 가득차 있었다. 분명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실내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아직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들어온 손님이 나만 있는게 아니였다. 시그니처 메뉴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태양 케이크, 태양 커피는 예쁘게 나왔다. 사진 찍어서 올리기 좋게 말이다.


태양 커피는 맛이 3종류로 크림이 올라가는 커피인데 크림의 맛에 변화를 주는 듯 싶다. 반면 케이크는 우유 크림이 들어간 카스테라 위에 체스트 넛 타래를 올린 디저트 였다. 핑크핑크한 실타래와는 다르게 고소한 단 밤의 맛이나서 신기했다. 왠지 상큼한 딸기나 베리 같은 맛이 날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로수길의 당옥이라는 곳에서 파는 디저트와 비슷해보였다.


아메리카노는 은은한 산미와 고소한 맛이 벨런스를 이룬 커피였다. 태양 커피는 달짝지근하면서 살짝 짭조름한 느낌이었다. 달달한 커피와 케이크를 먹다보니 은근 배가 불렀고 살짝 물리기도 했다. 상큼한 음료를 하나 시킬 걸 그랬다. 알록달록한 스프링클이 올라간 음료도 있었는데 그것도 상큼함 보다는 달달함이 더 강해보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건 역시 핑크빛 타래가 올라간 디저트였다. 만약 내가 카페를 차린다면 이런 시그니처 디저트가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예쁘고 맛있고 사진 찍기도 좋은 독특한 디저트. 그러면서도 만들기는 쉬운, 그런 거 없을까. 잘 찾아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금역, '메이플 트리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