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견문록
프랭크라는 이름의 프랜차이즈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프랭크 버거, 프랭크 커핀바. 혹시 연결이 되있을려나 모르겠다. 커피바, 에스프레소 바가 근처에 있으면 일단 가보려고 노력 중이다. 나도 커피 바를 차리고 싶으니까. 단순히 커피 원두와 드립백만 파는 것 보다는 역시 커피를 직접 내려서 드리고 싶다. 다른 커피바는 어떨지 궁금했고 가장 많이 보이는 이곳은 어떨지 궁금했다.
프랭크 커핀바 수원점은 굉장히 구석진 곳의 2층에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완전 다른 곳에 온 느낌이다. 미국적인 감성인데 이상하게 분수대가 있어서 유럽스럽기도 하다.
분수대 뒤로는 스피커와 바 테이블이 보인다. 내가 경험했던 커피바와는 다르게 공간이 매우 넓다. 오전 중에 방문해서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다. 커피바에 왔으니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 한잔과 카페 바치오 한잔.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메뉴에는 설탕이 깔려서 나온다고 적혀있다. 설탕은 따로 달라고 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에스프레소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는 씁슬하지만 마시기 좋은 달짝지근한 향이 섞여있었다. 설탕 없이 마시기에도 부담은 없었다. 신 맛이 아주 살짝 있어서 괜찮았다. 물론, 설탕을 조금 넣어서 마시는게 훨씬 맛있다. 카페 바치오(Bacio)는 에스프레소에 설탕과 크림, 그리고 카카오 파우더가 올라간 음료였다. 카카오가 주는 초콜릿의 풍미와 달짝지근하면서 입을 가득 채워주는 크림과 설탕, 그리고 에스프레소의 조화. 맛이 없기가 힘든 조합이다. 에스프레소 잔, 데미타세가 일반적인 잔보다 조금 큰 느낌이다. 원래는 훨씬 더 작은 느낌이였는데. 그래서 그럴까, 일반 에스프레소도 조금 묽어서 마시기 편한 느낌이다.
테이블의 한 켠에는 영수증이 가득 쌓여있다. 테이블 뿐만 아니라 카페 입구에도 가득했다. 우리는 이만큼 판다는 자랑일까, 아니면 먼지가 아주 가득 쌓이는 인테리어일까. 벽에는 지점들의 이름이 영어로 적혀있다. 사진은 유럽과 미국의 선술집, 카페테리아를 썼다. 이국적이게 보이려는 노력인가보다.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사진을 찍었다. 커피바에 오면 이런 걸 찍는게 당연하게 되어버렸으니까.
외벽을 그대로 노출시킨 천장과 조명에 달린 사슬도 보였다. 있어보이는 바와 테이블과는 다르게 살짝 허름한 느낌도 있다. 나는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어두운 톤의 나무도 좋지만 나는 조금 더 밝은 느낌을 주고 싶다. 낮에도 편하게 올수있는 바 같은 곳. 나의 커피바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어떻게 차릴지는 모르겠다. 더 많이 둘러보고 마셔보고 볶아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