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견문록
영국스러운 느낌의 이름이다. 플런던은 검정색과 하얀색, 그리고 나무의 갈색으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커피보다는 차 종류가 주력인지 주문하는 곳 앞에는 각종 찻 잎이 들어간 통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들어보는 차 종류가 굉장히 많았다. 그나마 들어본 차는 마르코 폴로 정도. 차는 가격대가 꽤 나갔다. 마치 스페셜티 드립 커피처럼.
스콘을 비롯한 베이커리도 직접 만드는 것 같다. 라즈베리 잼과 버터 조각이 올라간 스콘, 마르코 폴로,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처음 가는 카페에 드립 커피가 있다면 드립을, 그 외에는 가급적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카페의 기본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랜 카페 경험으로 봤을 때, 겨울에 얼어죽어도 아이스는 많이 봤지만 더워죽어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없었다.
따뜻한 티는 티 팟과 찻 잔이 따로 나왔다. 아메리카노는 33 Blend라는 커피였다. 아몬드, 호두, 다크 초콜릿 등의 컵노트와 블렌딩 비율이 적혀있었다. 기획부터 빵과 디저트 같은 먹거리에 잘 어울리는 맛을 찾았다고. 처음에 마신 아메리카노는 살짝 산뜻했고 고소했다.
라즈베리 스콘을 먹고 나서는 고소한 맛만 느껴졌다. 벨런스가 잘 잡힌 커피 같다. 차는 베리류의 느낌과 뭔지 모를 꽃 향이 맴돌았다. 홍차 계열이라서 카페인이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상큼한 차였다. 라즈베리 스콘은 잼도 직접 만들었는지 굉장히 상큼하면서 달달했다. 스콘은 겉은 바삭했고 속은 부드러웠다. 커피와 먹기 딱 좋았다.
카페의 절반정도는 야외 같은 공간에 있었다. 절반은 나무 테이블에 검은 의자였다면 나머지는 검은 대리석 테이블에 검은 의자였다. 저곳의 테이블도 나무 의자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싶다. 테라스 공간을 확장시킨 듯 했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벽에 걸린 나이트 호크의 목탄 버전이였다. 검정색 의자와 테이블을 쓰는 이곳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나도 커피 바를 차린다면 '나이트 호크' 같은 그림을 걸어보고 싶다.
나의 공간은 어떻게 채워야할까. 작은 로스팅 룸, 바 테이블은 필수다. 나머지 공간을 어떤 색의 가구로 매워야할까. 어떤 방법이 효율적일까. 나의 공간은 직관적이면서 간단 명료했으면 싶다. 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