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견문록, 용인
추석 연휴, 근처에 있는 카페로 갔다. 작은 개인 카페를 볼 때면 늘 비슷한 생각이 든다. 나라면 이 공간을 어떻게 꾸몄을까. 호제 카페는 진한 갈색으로 공간을 채웠다. 트레이, 종이컵, 의자, 테이블, 바까지, 전부. 흥미로운 점은 벽에 붙여있는 의자였다. 의자 위에 방석이 있고 그 등이 닿는 벽에는 나무를 덧댔다. 벽에서 느껴지는 한기를 막기에도 좋고 밋밋한 벽을 채워줘서 보기도 좋다.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입구쪽의 창가에도 높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창이 트여있어서 넓은 느낌을 준다. 1층인데 인도에 비해 높은 위치에 있어서 길거리를 지나다는 사람들보다 위에 있다. 덕분에 창가에서도 편하게 커피를 마시기 좋다. 살짝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바에는 유리로 된 디저트 보관함과 잔뜩 쌓인 종이컵이 보인다. 요즘 들어서 많은 카페들이 테이크 아웃용으로 종이컵을 쓰고 있다. 아이스든, 핫이든 똑같이.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로 인해 어쩔수없는 현상이다.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플라스틱 컵 규제 때문에 손님에게 말해야하는 필수 문구가 많이 늘었던 기억이 스쳐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살짝 산미가 있다. 끝에는 고소한 맛이지만 은은한 산미가 괜찮았다. 반면,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더 부드럽고 고소한 느낌이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다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니 반대로 산미가 튀는 느낌도 살짝 든다. 따뜻한 쪽이 더 마시기 편했다. 벨런스가 더 좋게 느껴진다.
커피 사진과 카페 매장 인테리어 사진을 찍으면서 늘 드는 생각은 '내가 참 사진을 못찍는구나'다. 나중에 나의 공간을 홍보할 때도 사진을 잘 찍어서 올려야할텐데 이대로 될까. 이리 저리 시도는 해보지만 막상 나온 결과물을 보면 마음에 안든다. 종종 인스타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카페 리뷰하는 사진을 보면 너무 못찍은 것 같기도. 사진 찍는 것도 연습해봐야한다. 무엇보다 블랙말린 스토어에 쓸 사진이 먼저 필요하다. 스토어 제품, 커피 음료 메뉴, 카페 홍보에도 전부 사진 잘 찍는게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잘 찍을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