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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an 03. 2024

종로5가역, ‘류강현 커피집’

서울 커피견문록

종로5가역의 시장쪽으로 걷다보면 생뚱맞은 커피집이 하나 있다. 이름부터 류강현 커피집이다. 이름을 간판에 걸어놔서 사장님이 연령대가 좀 높나 싶었다. 카페는 크지 않았다. 한 8평정도 되려나. 2명이 앉을수있는 테이블 2개와 길게 늘어진 바에 의자가 몇개 놓여있었다. 사장님은 생각보다 젊어보이셨다.

들어서니 메뉴판을 꺼내주셨다. 메뉴는 간단했다. 뜨거운 커피, 차가운 커피, 그리고 고급 커피. 그리고 차 3종류. 그외에도 드립 세트도 있었지만 간단하게 차가원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사장님은 메뉴판을 주시면서 커피 원두 중 1,3,5,6번을 추천했다. 드립커피만 팔되, 다양한 원두를 구비해두셨다. 내가 주문한 6번 커피는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나도 파푸아뉴기니 블루마운틴을 한번 볶아본 적이 있어서 주문했다. 다른 사람이 볶은 파푸아뉴기니는 어떨까. 블루 마운틴 이라는 이름이 익숙한데 보통 블루 마운틴은 ‘자메이카’가 붙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비쌌다. 반면 파푸아뉴기니는 상당히 낮은 가격대였다. 내가 구매했던 커피 생두는 키로에 만오천원 언저리였던 기억이 난다.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은 ‘카라멜의 단 맛과 열대 과일 향이 더해져 풍부한 아로마’라고 소개가 적혀있었다. 주문한 커피는 얼음 잔과 커피 서버가 같이 제공됬다. 조금씩 따라서 마시니 바에 온 듯한 느낌이다. 따뜻한 차도 한잔 서비스로 주셨는데 귀여운 맥주잔에 나왔다. 다만 잔이 뜨거워서 식혀마시느라 좀 걸렸다.



파푸아뉴기니 커피는 풍성한 맛이나 향이 있진 않았다. 처음에 느껴진 맛은 고소하면서 달짝지근한 느낌, 그리고 중간에는 상큼한 신 맛이 올라왔다. 열대 과일의 뉘앙스가 살짝 느껴지는 상큼함.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따뜻한 커피는 따뜻함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초 위에 커피 서버를 올려놓는 듯 싶었다. 이름은 ‘커피집’이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는 위스키 바처럼 고급지다.


바 테이블 너머엔 잔들이 잔뜩있다. 커피 잔보다는 티를 마시기 좋아보인다. 다른쪽에는 구리로 보이는 드리퍼가 눈에 띈다. 실제로 드립을 내리면서 구리로 된 드리퍼를 사용하시기도 했다.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다. 이름과는 많이 다르게. 음료와 함께 초콜릿도 하나 주셨다. 벨기에 초콜릿 같은데 안에 소금이 살짝 들어있는지 단짠 느낌이 맛있었다. 혼자서 가서 커피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고급 커피 메뉴는 한잔에 2만원인데 과연 어떤 맛일까. 언젠가 다시 갈 일이 있다면 그땐 고급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하와이안 코나 커피는 마셔본 적 있는데 사실 그렇게 맛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이런 곳에서 내려주는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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