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운 북쪽 하늘 별을 읽는 법

<그리스로마신화>

by 박한희


아이와 함께 "자, 과학 수업을 시작하자."

북쪽 하늘의 별자리를 펼쳤다. 나의 직업병은 여기에서도 여지없이 도졌다.

"봐봐, 이건 큰곰자리이고 그 옆엔 작은 곰자리가 있어. 큰곰자리는 꼬리 부분에 북두칠성을 끼고 있고, 작은곰자리는 북극성을 가지고 있어. 북극성을 찾으려면 작은국자라고도 불리는 작은곰자리의 국자 모양을 잘 봐야 해."


그때였다.

가만히 책장을 넘기며 듣던 아이가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엄마, 둘이 왜 항상 같이 있는 줄 알아? 사실은 엄마와 아들이거든!"


아는 내가 알지 못해 미처 설명하지 못한 '과학'이라는 지식은 잠시 밀어두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제우스의 질투와 헤라의 저주로 인해 곰이 되어버린 엄마 <칼리스토>, 그리고 칼리스토의 아들<아르카스>은 훗날 사냥꾼이 되었다. 숲을 거닐다가 곰이 된 엄마를 몰라보고 활을 겨눈 아들을 보고 제우스가 급히 두 사람을 하늘로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는 애틋한 서사였다.


"엄마 곰이랑 아기 곰은 하늘에서도 떨어지기 싫어해서 항상 북쪽 하늘에 같이 붙어있는 거야."

아이의 그 한마디에 나의 무미건조한 과학 수업이 와장창 깨지고 그 별자리들은 감성과 온기를 머금은 생명체로 다가왔다. 과학의 눈으로 본 별자리는 각도와 밝기를 지닌 데이터였지만 아이의 서사로 본 별자리는 수천년을 이어온 그리움이었다.


아이는 지식을 학습한 것이 아니라 별자리에 본인의 마음을 넣어 공감하고 있었다.

나는 수업에서 이해만을 강요하지는 않았던가. 영어 단어와 문법의 규칙만이 아닌 그 문장이 품고 있었을 삶을 가르쳐줬으면 어땠을까.


덕분에 나는 북쪽 하늘 별자리만큼은 정확히 알게 되었다.

북쪽 하늘의 대표 별자리들인 북극성,카시오페이아,큰곰자리,작은곰자리 모두 찾는 법은 추후에 잊어버릴지라도 엄마와 아들의 그 애틋한 사랑은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가르치려다 오히려 배우게 된 순간, 아이가 내어준 작은 창문 하나가 너무나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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