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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선 Oct 07. 2024

두 번째 브런치 작가

쉿! 비밀입니다


글을 지우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동안 썼던 55개의 글을 블로그에 비공개로 옮겨놓고 하나씩 하나씩 글을 지워나갔다. 아까운 글들. 다음 메인에도 올랐던 글들. 많았던 라이킷과 아까운 댓글들. 따뜻하게 댓글 달아주셨던 모든 작가님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내가 브런치스토리 계정을 삭제하기로 마음먹은 건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서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됐을 땐 정말 기쁜 나머지 여기저기 알리고 다녔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까지도. 그 결과 나는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나의 속마음, 나의 비밀얘기를 들키는 기분이었다. 나는 써야만 하는 사람인데 쓰지 못하는 괴로움을 얻었다. 나의 아픈 속마음을 썼다간 가족들이 속상해할게 뻔히 보였고 결국 나는 쓰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써야만 하는 사람이니까. 이럴 어쩌지 하다가 브런치스토리 계정을 삭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며칠 정말 삭제. 그리고 그날 바로 다시 신청. 나는 브런치가 좋다. 마음껏 있는 공간이 좋다. 쓰는 좋아하는 많은 작가님들이 모여있는 공간이, 나의 비밀을 맘껏 털어놓을 있는 공간이 편안하다. 


금요일에 삭제를 하고 다시 신청을 하고. 주말 내내 애가 탔다. 나 다시 브런치 작가 될 수 있을까. 초조한 마음으로 월요일을 기다렸다. 결과는 작가 신청 통과. 두 번째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가 되었다는 두 번째 메일이 왜인지 지난번보다 더 설레고 기뻤다. 역시 나는 써야만 하는 사람이구나. 나에게 쓸 공간을 주는 브런치에게 정말 고맙다.


두 배 반가운 두 번째 브런치. 앞으로 두 배 더 반갑게 글을 쓰고 두 배 반갑게 작가님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이젠 정말 비밀의 브런치가 되기를. 아무도 모르게 다시 시작하는 브런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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