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 전통, 타부, 매너에 관한 이야기들
베트남도 미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의 영향으로 복(lộc), 운(may mắn), 재물(tài lộc)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을 부르고, 불운을 방지하는 미신들이 다양하다.
그중, 베트남 여행을 가거나 거주할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추려보았다.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모든 것에는 인식의 차이와 개인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에 읽어주길 바란다.
사이공 스퀘어나 벤탄 같은 곳의 소상인들은 그런 믿음이 더 강하니, 이른 아침 쇼핑을 가게 된다면 조심하자. 이제 막 가게문을 연 곳에서는 살 것이 아니라면 들춰보거나 가격을 물어보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좋다. 만약 가격을 묻고, 사용해 보고도 구매하지 않는다면 상인들은 그날 하루의 장사가 안될 거라는 통보를 받는 것과 같다.
그리고 첫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또 동시에 너무 과하게 흥정을 해서 싸게 팔면 그날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니 정도껏, 도리껏 흥정하자!
브랜드가 있는 가게나 매장들은 크게 개의치 않지만, 그들에게도 한해의 첫날, 한 달의 첫날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라고 한다.
새해가 밝기 전에 집을 수리하거나, 대청소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음력 1월 1일 이후에 집을 청소하거나, 집수리를 하는 것이 한 해 동안 굉장히 큰 불운을 가져온다고 굳게 믿는다. 심지어 예전에는 머리를 감는 것, 빨래를 하는 것 또한 음력 1월 1일 이후, 3일 동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집수리 그리고 청소를 자제하는 정도라고 한다.
청소에 관한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가게나 집에서 빗자루질을 할 때는 절대 안에 있는 먼지를 밖으로 쓸어버리지 않는다. 복을 밖으로 내쫓는다는 의미가 있어서 간혹 어린아이들이 밖으로 쓸어내는 실수를 하면 집안 어른들에게 크게 꾸중을 들을 정도로 일상에 녹아있는 믿음이다.
베트남사람들이 목이 시 빨개져서는 죽일 듯 서로 싸우는 걸 보게 된다면 그들은 서로의 코앞에서 손가락질을 하며 강한 공격성을 표출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의 얼굴을 향하는 손가락질은 한국인에게 머리를 건드는 것만큼 강하게 선을 넘는 행위다. 제삼자를 가리킬 때도 손가락질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참 신기하다.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분석으로는 베트남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라서, 먼지에 장시간 노출 되다 보니 코를 파는 게 먼지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해 본다.
당연히 이런 인식에는 개인차와 세대차가 존재한다. 매너와 예의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코든 귀든 파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인식의 차이점은 흥미롭다.
어쩌면 어디서든 지켜져야 할 당연한 이야기들이지만,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다.
- 젓가락을 밥에 수직으로 꽂아두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죽은 사람에게 준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하면 안 된다.
- 베트남의 가정식은 주로 공용음식을 먹을 만큼 덜어가서 먹는 형태인데, 이때 남에게 음식을 나눠줄 때는 젓가락을 뒤집어 내 입이 닿지 않은 부분으로 음식을 집거나 혹은 상대가 사용했던 숟가락을 이용하여 퍼준다. 공용음식에 내 수저가 닿는다는 것 자체를 조심하는 게 아니라, 남이 먹을 음식을 내가 사용하던 수저로 담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다.
- 사람들이 많은 장소나 예의를 지켜야 하는 자리에서 빨대로 음료수를 소리 나게 빨아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어릴 적에 내가 음료수를 끝까지 빨아먹을 때 골골골 소리가 나니, 베트남 친구들이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러냐 물어보니, 그 소리가 변기물 내리는 소리 같아서 민망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얼음을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는 것도 주책스럽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당연히 예의가 아니지만, 친구들이나 편한 사람들끼리 있을 때는 그렇게까지 거슬리는 행동은 아니라고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베트남에서는 누구나 좀 불편해하는 행동이니 더 주의가 필요하다.
글이 다소 길어져서, 2탄에서 이어서 풀어보겠다.
2탄에서는 베트남 사람들이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매너와 미신들에 대해 다뤄보겠다!
https://brunch.co.kr/@halfsaigonese/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