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적으로 누군가와 대화할 때 말이에요.
혹시 나도 모르게 자꾸 "네네, 네네네, 네네네네~"하지는 않으시나요?
평소 일하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거나, 회의를 하거나. 특히 전화 통화로 이야기할 때 이런 분들이 많더라고요.
상대가 열심히 무언가 설명하고 있으면 듣는 입장에서 리액션을 해주잖아요. 보통 얼굴이 보이는 상황이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끝나기도 할 것을, 전화로 이야기할 때는 표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소리로 대답을 하게 됩니다. 예의를 갖추는 표시이기도 하고, '당신의 이야기가 길어져도 저는 잘 듣고 있습니다'라고 표현해 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요즘 많은 분들이 그 대답을, 너무 많이- 너무 빠르게- 하고 계시더라고요. 주변에 한두 분씩 떠오르는 사람이 아마 있을 거예요.
아래 대화를 보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이 총무팀 김주임에게 전화를 한 상황이에요.
- 안녕하세요 주임님, 이민하입니다.
- 네네~
- 혹시 어제 제가 보낸 메일 받으셨나요?
- 아, 네네네~
- 보셨군요, 바빠서 제대로 확인을 못 하신 줄 알았어요. 회신이 없어서요.
- 네네.. 아, 죄송해요. 오후에 회신드리려고 했습니다. #$%^~
- 그럼 A건부터 처리해 주시고요,
- (말을 끊으며)네네네.
- B는 일단 보류할게요, 다시 시작할 때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네네네네네.
- 아.. 많이 바쁘신가 봐요.
-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 네, 용건 끝났습니다. 메일 한 번 더 확인해 주시고 간략히 회신 부탁드릴게요.
- 네네, 알겠습니다!
김주임의 말투, 어떤가요? 전화로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대로 '집중해서 듣고 있다'라는 표시를 하기 위해 이렇게 대답을 잘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네'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지요.
하지만 상대방은 어떤 기분일까요? 김주임이 많이 바쁜가, 내 이야기가 듣기 싫은가, 급한 일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조급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이 불안해지지요.
'네네~'라고 하는 건 처음 한 번 정도로 족합니다. 이 말투가 반복되는 순간, 성의 없게 듣고 있거나 매우 급하니 빨리 말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린아이들이 부모님이 전화통화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을 보면 전화기를 드는 시늉을 한 채 "네네~ 여보데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네네~"하는 말투와 억양이 아이들이 보기에 무척 그럴듯하고 어른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그 아이의 부모님이 그렇게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요.
우리 사회 초년생 분들도 이런 실수를 많이 합니다. 일에 익숙해지며 습관처럼 '네네~'하고 상대의 말에 무의식 중에 빠르게 대꾸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말투는 베테랑처럼 보이긴커녕 일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당신에 대한 이미지를 깎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상대방이 그런 당신을 보고 '내 얘기를 듣기 싫은가'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되니까 말입니다.
'네'는 반드시 짧게 한 번만!
'네네'하고 두 번 하고 싶더라도 처음 딱 한 번 정도만 사용해 주세요.
'네네네'하고 세 번 이상 네를 붙여 말하는 건 절대 하지 말아 주시고요!
조급하고, 귀찮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