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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말투 없애기 ②

성숙하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법

글을 읽으며 주변의 어린 친구들 또는 어른임에도 아직 어린 말투를 쓰는 지인들이나 본인의 말투가 떠올랐을 것이다.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굳이 고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로 나아가 공적인 자리를 몇 번 경험하다 보면 보통 느끼게 된다. 사적인 자리, 일상에서의 아성은 귀여움 또는 친근한 이미지로 보이기 때문에 장점이 되기도 한다. 외모가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의 경우 반전 매력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대학생이 되어 교수님 앞에서 하는 과제 발표 시간에, 회사에 취직해 상사 앞에서 하는 보고나 PT의 자리에서 이런 말투가 튀어나와 버린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앵앵거리는 말투, 끝을 흐리고 소리가 작아지거나 아무 데서나 말 줄임이 확확 튀어나온다면, 전문성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만다. 

사회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일을 똑 부러지게 해내는 이미지를 갖는 것이 점점 중요해진다.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는 외모뿐 아니라 말에서도 나오는 것이다. TPO에 맞추어 옷차림뿐 아니라 말투 역시 걸맞게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야 내가 발표하고 전달하는 말의 내용에 믿음이 간다. 회사에 갈 때 잠옷을 입고 가지 않듯, 말투 역시 예의를 갖추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럼 위의 다섯 가지는 어떻게 하면 성숙한 말투로 고칠 수 있을까?


1. 입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입을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경우 'ㅓ'발음이 'ㅡ'처럼 들리거나 이중모음 'ㅚ'소리가 '애'처럼 들리는 등 발음이 뭉개지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하나다. 입술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다. 소중한 나만의 목소리로 당당하게 말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자. 자신감 없이 움츠러들고 입을 가리는 것이 아닌, 내 표정과 치열을 그대로 드러내며 시원하게 말하는 것이다. 입모양을 작게 만들고 손으로 수시로 입을 가리는 사람의 경우, 전체적인 태도 역시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우선 입술을 위아래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턱을 벌려보자. 입과 턱 등 외관뿐 아니라 입 '안'의 크기 역시 넓혀줘야 한다. 혀뿌리를 내리고, 목젖을 올리자. 하품할 때의 입모양을 생각해 보면 쉽다. 입 안에 커다란 호빵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입안 동굴을 넓혀주자. 좀 더 명확한 발음을 할 수 있게 된다. 입 안의 공간이 좁을 경우, 웅얼거리거나 꽉 막힌 답답한 발음과 발성이 나오게 된다.

'ㅓ'발음의 경우 확실히 입을 위아래로 넓혀 발음한다. "서울"이라고 발음해 보자. 대충 소리 내 '스울'이라고 하면 안 된다. '서'를 발음할 때는 입과 턱을 위아래로 확실하게 벌리자(새끼손가락 1개가 들어갈 정도). '울'을 소리 낼 때는 입술을 '우'하고 확실하게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며 쭉 내밀어 주자. 좀 더 또렷하고 명쾌한 소리가 날 것이다.

'ㅚ'나 'ㅙ'발음이 경우 이중모음이기 때문에 소리의 시작과 끝에서 입모양이 달라진다. '오'로 시작해 '애'로 끝난다고 생각하자. '외'보다 '왜'에서 끝의 입모양이 더 커져야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구별하느라 어색해질 필요는 없다. '회의', '최대한', '왜냐하면' 등 관련 단어를 발음하며 연습해 보자. 적극적인 입술이 명확한 발음을 만든다.


2. 말 끝이 계속 올라간다.

말 끝, 단어의 끝음절이 계속 올라가는 사람들의 경우, 지나치게 뭔가를 '읽듯이'말하는 느낌을 준다. PT를 할 때 그렇게 말하면 대본을 외운 사람처럼 보이고, 책을 읽을 때 그렇게 읽으면 너무 딱딱한 이미지로 느껴진다. 

방법은 간단하다. 단어의 첫음절을 강하게 읽는 것이다. 그동안 끝음절에 계속 강세가 있어 어색했던 말하기가 금세 자연스러워진다. 

"안녕하↗세요↗, 이민하↗입니다.↗"

"지금부터↗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던 사람이라면 이렇게 바뀔 수 있다.

"녕하세요↗, 민하입니다.↘"

"금부터→ 표를→ 작하겠습니다.↘"

말 끝을 수시로 올리지 말자. 필요할 때 조금씩 올려주고 내려주고, 주로 평평한 어조로 말하는 게 좋다. 보다 성숙한 말투를 갖고 싶다면, 더 신경 써야 한다.


3. 조사 또는 어미를 길게 늘여 말한다.

음절 하나하나의 길이가 다르고, 물결치듯 출렁거리는 어조와 길이는 좋지 않다. 성숙한 말투를 원한다면 말이다. 좀 더 또렷하고 때론 냉정하고, 이성적인 느낌을 주고 싶다면 한 음절 한 음절의 길이를 거의 같게 말하면 된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지금 이 글을 바로 소리 내어 쭉 읽어보자. 

"이해가아~ 가지~ 않는다며언~ 지금~ 이 글을~~ 바로오~ 소리 내어 쭈욱~~ 읽어보자."

"제가~ 전해 드리일~ 내용으은~ 바로오~ 이것입니다아~" 

이어서 위 두 문장을 모든 글자 하나하나의 길이를 같게, '다다다다다다-' 느낌이 나도록 읽어보자. 윗 문장에서 물결친 부분을 늘이지 말라는 말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지금 이 글을 바로 소리 내어 쭉 읽어보자."

"제가 전해드릴 내용은 바로 이것입니다." 

어떤가? 같은 문장인데도 차이가 극명하게 느껴질 것이다. 연인과의 달콤한 대화에서는 위의 말투로 말해도 좋다. 애교도 있어 보이고, 싸웠다가도 금세 화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표 자리에서, 엄숙한 회의 현장에서 이런 말투로 말한다면? 말에 힘이 약해지고 신뢰도 역시 낮아진다. 실제로 사회 초년생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모습인데 어느 정도 나이와 사회경험이 있는 분들 중에도 이런 분들이 꽤 존재한다.


4. 어미를 확실한 서술어로 종결하지 않는다.

평소 하는 모든 대화에서 정확히 말을 끝맺는 연습을 해보자. 평소 말투가 이미 굳어져 있다면, 인위적으로 모든 문장에 '~입니다.' 또는 '~입니까?'를 붙여 말해보자. 마지막 글자에는 힘을 주어 또렷하게 소리 낸다. 자연스럽게 말하기 연습법과 반대가 되는 방법이긴 하지만 말을 잘 끝맺는 연습을 하는 동안만은 어쩔 수 없다.

"와 꽃이다.." => "와, 꽃입니다."

"자료를 좀 준비했는데요..." =>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이게 더 좋아.." => "이게 더 좋습니다."


5. 말 줄임을 많이 쓴다.

이 부분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말 줄임 표현을 줄이면 된다. 우리가 말을 줄여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쓰는 줄임말이어서, 또 하나는 유행처럼 말을 쉽고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경우는 같은 업계의 사람들 간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밖에 나가서가 문제가 된다. 본인은 그 줄임말이 너무나 편하고 익숙하겠지만 일반인의 경우 어색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 상대방이 듣고 이해하기 쉬울만한 말로 풀어서 설명하거나, 원어대로 온전하게 말하도록 해본다. 

두 번째는 말 그대로 유행이라 생각하자. 공적인 자리에서는 정도를 걷자. 특정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 당연하게 수시로 사용하지 말자는 거다. 회의 중간에 '갑분싸 해졌는데 잠깐 쉬면서 아아 한 잔 드실까요?'처럼 말하면 어떨까? 유행어와 유행 스타일은 사적인 곳에서 마음껏 즐기면 된다. 성숙한 말투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성숙한 마인드를 갖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전에 업무 메일을 주고받으며 정말 놀랐던 경험이 있다. 그분이 쓴 메일은 이런 식이었다.

"음~ 신경 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정말 감동이에요.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굿밤 되세요! :) "

문자나 톡 등으로 받았다면 약간은 이질감이 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메일로, 그것도 업무 메일로 받다니. 듣지 않아도 그분의 목소리와 말투까지 들려오는 듯했다. 그분은 고마울 땐 이런 식으로,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또 그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이런 답장에는 끝에 인사나 'OOO 드림'같은 흔한 형식조차 갖추지 않았다. 내 후배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니 뭐라고 말해줄 일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글로 쓰는 말이 바로 이메일이다. 특히 업무 메일은 오늘 글에서 이야기한 '성숙한 말투'를 그대로 반영한다. 평소 쓰는 말투가 글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공적인 자리에서 아이 같은 말투를 없애 좀 더 전문적이고 신뢰가 가는 이미지를 갖자고 쓴 글이 여기까지 왔다. 잔소리가 길어져 약간은 꼰대 같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나이 어린 친구들 중에 나보다 더 프로페셔널하고 멋진 말투와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조금만 신경 쓰고 노력해 보자. 매일 조금씩 신경 쓰고, 1년 뒤 지금의 내 모습과 비교해 보길. 훨씬 나아진 내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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