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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자음보다 더 중요한 '모음'

정확한 모음 발음법

발음이 좋지 않아 고민인 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커다란 오류가 있다. 자신의 발음이 안 좋은 이유가 '자음'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옷' 발음이 유독 샌다거나 '리을' 발음이 어색하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발음의 원인이 대개 '모음'에 있다는 것은 보통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의 문제점도 결국은 '모음'에 있다. 대부분 혀를 움직여 소리를 내는 자음과 달리 모음은 입술의 모양이 아주 중요하다. 입을 크게 크게 움직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웅얼거리거나 정확한 발음이 나지 않는 사람의 경우 '모음으로만 읽기' 연습을 꼭 해야 한다. 연습용 문장을 읽되, 자음을 제거하고 모음으로만 읽어나가는 방법이다. 다음을 살펴보자.


연습 Tip.

1. 먼저 자음을 포함한 원문 그대로 쭉 읽어보자. 모든 과정은 녹음한다.
2. 자음을 뺀 모음 소리로만 3번 큰소리로 천천히 읽는다. 평소 말하는 속도의 1.5배는 느리게 읽자. 한 글자, 한 글자 입을 크게 벌려 또박또박 읽는다. 
3. 2번의 느낌을 기억하며 자음을 넣어 원문을 다시 읽는다. 
4. 녹음한 것을 들어보고 차이를 느껴본다.


연습 1)

안녕하세요, 이민합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발음 좋은 사람들의 특징이요. 바로 '모음'을 정확하게 발음한다는 겁니다. 다들 자음에만 신경 쓰느라 모음은 홀대했었죠? 지금부터는 그러시면 안 됩니다. 사실은 모음이 자음보다 더 중요합니다.


=> 아여아에요, 이이아이아. 여어우, 으어 아에요? 아으 오으 아아으의 으이이요. 아오 오으으 어와아에 아으아아으 어이아. 아으 아으에아 이여으으아 오으으 오애애어요? 이으우어으 으어이여 아외이아. 아이으 오으이 아으오아 어 우요아이아.


연습 2)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우으 아아이 아으으 우어어

아 어 우으어이 어이으,

이애에 이으 아아에오

아으 외오워애아.

여으 오애아으 아으으오

오으 우어 아으 어으 아아애야이.

으이오 아아에 우어이 이으

어어아야에아.


오으 아에오 여이 아아에 으이우아.




모음은 우리의 발음 기관을 본떠 만든 자음과 달리 천지인, 즉 자연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다. 하늘을 뜻하는 ‘˙’, 땅을 뜻하는 ‘ㅡ’, 그리고 사람을 뜻하는 ‘ㅣ’를 기본자로 삼고, 이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보통 모음이라고 하면 아이들 한글 배울 때 노래하듯 배우는 바로 그것부터 떠오를 것이다. ‘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으 이’. 벌써 머릿속에 익숙한 멜로디가 떠다닌다. 하지만 진짜 모음은 총 21개다. 이 중 8개는 단모음, 13개는 이중모음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음 10개는 모두 이 안에 흩어져 섞여있다. 그럼 단모음, 이중모음이란 대체 뭘까. 중요한 건 우린 모두 예전에 배운 것들이라는 것과 너무나 쉬운 개념이라는 것이다. 


지금부터 단모음과 이중모음의 정확한 발음법을 살펴볼 건데, 왜 이렇게 하나하나 읽어봐야 하는지 이유를 먼저 알고 가자. 바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다. 앞서 이야기했듯, 말하기의 3요소 중 발음은 가장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발음'을 공략해서 자신감을 충전해 보자. 긴 연습의 과정에서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1) 단모음


단모음은 짧게 소리가 나며 소리의 처음과 끝이 같다. 즉 입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ㅏ, ㅓ, ㅗ, ㅜ, ㅡ, ㅣ, ㅐ, ㅔ]가 단모음이다.     


- ㅏ [아]

ㅏ는 입과 턱을 가장 크게 벌리는 모음이다. 입을 크고 둥글게 벌리고 혀는 아래로 내린 채 [아]라고 발음한다. 입술보다 입 안을 크게 넓힌다고 생각하자. 

예) 아이, 가수, 나무, 다리미, 하마, 나사     


- ㅓ [어]

ㅓ는 입을 위아래로 길게 만들어주며 소리를 낸다. ㅏ 보다 입을 작게 벌리고, 입술과 턱에 힘을 주고 발음한다. 입술을 내밀지 않도록 유의한다. 혀는 조금만 올린다.

예) 어제, 거기, 서랍, 버섯, 너구리     


- ㅗ [오]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앞으로 내밀면서 소리 낸다.

예) 오리, 고무, 모자, 보따리, 보라색     


- ㅜ [우]

‘ㅗ’와 비슷하지만 입술과 턱에 좀 더 힘을 주면서 발음한다. 옆에서 봤을 때 입술이 더 앞으로 나와야 한다.

예) 우리, 우산, 구두, 부자, 후추     


- ㅡ [으]

입술에 거의 힘을 뺀 채로, 움직임도 거의 없는 상태로 발음한다.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는 않지만 작게 벌린 채 소리를 내보내야 [으] 소리가 난다. 혀는 이에 닿지 않으며 뒷부분이 조금 높아진다. 

예) 은어, 흥부, 느타리, 금은방, 흥미, 으르렁     


- ㅣ [이]

‘ㅡ’와 비슷하지만 입꼬리에 좀 더 힘을 주며 양쪽으로 당기면서 발음한다. 혀 끝은 아랫니 안쪽에 닿고,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가까워진다. 사진 찍을 때 ‘김치~’ 또는 ‘치~즈’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입꼬리를 양쪽으로 시원하게 올리며 발음하면 마치 웃는 얼굴처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발음이다.

예) 이발, 비리, 시기, 미리, 이유, 비로소, 시소     


- ㅐ = ㅏ + ㅣ [애]

ㅏ+ㅣ 라고 생각하자. ㅏ발음을 할 때처럼, 입을 턱을 위아래로 크게 벌리고 혀를 아래로 내리면서 [애]하고 소리 낸다.

예) 매미, 배우, 재주, 개미, 새우, 대통령     


- ㅔ = ㅓ + ㅣ [에]

ㅓ+l 로 생각하자. ㅐ발음에 비해 입을 조금 덜 벌리고 입꼬리에 힘을 주며 올린다. 혀는 뒤로 당겨 발음한다.

예) 어제, 네모, 그런데, 세재, 베란다, 네가, 게살     


표준발음법 제2장 제4항을 보면 ㅚ와 ㅟ는 단모음에 속해있다. 다만 이 둘은 이중모음으로 발음할 수 있다고 덧붙여 있다. 사실 직접 발음해 보면 알겠지만, ㅚ와 ㅟ는 처음부터 끝까지 입모양이 변하지 않고 발음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아예 이중모음에 넣어서 설명하려고 한다.




2) 이중모음


이중모음은 소리의 처음과 끝이 다른 모음을 말한다. 소리를 내는 도중 입술의 위치나 모양이 달라진다. [ㅚ, ㅟ, ㅑ, ㅕ, ㅛ, ㅠ, ㅒ, ㅖ, ㅘ, ㅝ, ㅙ, ㅞ, ㅢ]이다.      


- ㅚ = ㅗ + ㅣ [오이]

‘ㅗ’로 시작해서 ‘ㅣ’로 끝난다. 입술 모양이 ‘오’ 소리를 내며 동그랗게 모아 시작했다가 ‘이’ 소리를 내며 옆으로 길게 늘여지며 끝난다. 특히 ‘ㅣ’는 전설모음이기 때문에 혀가 앞으로 나오는 것이 맞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랫니 뒷부분까지 온다. ‘ㅣ’가 들어간 이중모음은 모두 혀가 앞으로 나온다고 보면 된다. [ㅚ, ㅞ] 두 가지로 모두 발음할 수 있다.

예) 왼쪽, 회사, 최고, 된장, 외나무, 최선, 쇳덩어리     


- ㅟ = ㅜ + ㅣ [위]

‘ㅜ’로 시작해서 ‘ㅣ’로 끝난다. ‘ㅚ’와 마찬가지로 단모음이자 이중모음이다. 하지만 ‘ㅟ’역시 단모음으로 발음하기는 어려우니, 이중모음으로 편히 발음하도록 하자. 입술을 모으고 입과 턱에 힘을 주며 [우]라고 읽고 바로 빠르게 [이]로 넘어간다. ‘ㅣ’로 끝나므로 혀가 앞으로 나온다.

예) 뒤로, 휘파람, 뷔페, 귀부인, 위대한, 쉬쉬하다.     


- ㅑ = ㅣ + ㅏ [야]

‘ㅣ’ 발음할 때의 입모양에서 빠르게 ‘ㅏ’ 발음으로 넘어간다. 짧게 [이] 소리를 내면서 거의 동시에 [아] 소리로 잇는다. [이아:]

예) 야구, 샹송, 상향, 향기, 방향, 약속     


- ㅕ = ㅣ + ㅓ [여]

‘ㅣ’에서 ‘ㅓ’로 재빠르게 이어 발음한다. [이]는 아주 약하게 소리 내고 곧바로 [어] 소리로 넘어간다. [이어:] 

예) 여기, 여자, 녀석, 편지, 여러분, 훈련, 안녕     


- ㅛ = ㅣ + ㅗ [요]

‘ㅣ’에서 ‘ㅗ’로 빠르게 이어 소리 낸다. [이]는 아주 약하고 짧게 소리 내고 곧바로 [오] 소리로 넘어간다. [이오:]

예) 요리사, 용기, 요즘, 교묘하다, 교사, 뇨끼, 효자     


- ㅠ = ㅣ + ㅜ [유]

‘ㅣ’에서 ‘ㅜ’로 빠르게 이어 소리 낸다. [이]는 아주 약하고 짧게 소리 내고 곧바로 [우] 소리로 넘어간다. [이우:]

예) 유리, 휴지통, 유지, 규율, 확률, 유모차, 규수     


- ㅒ = ㅣ + ㅐ [얘]

‘ㅣ’에서 빠르게 ‘ㅐ’로 이어 발음한다. [이]는 아주 약하고 짧게 소리 내고 재빨리 [애] 소리로 넘어간다. [이애:]

예) 얘기, 얘들아, 얘야(이 아이야), 쟤야(저 아이야)     


- ㅖ = ㅣ + ㅔ [예]

‘ㅣ’에서 빠르게 ‘ㅔ’로 이어 발음한다. [이]는 아주 약하고 짧게 소리 내고 재빨리 [에] 소리로 넘어간다. [이에:]

예) 예시, 예쁘다, 예식장, 계란, 세계, 차례     


- ㅘ = ㅗ + ㅏ [오아]

‘ㅗ’로 시작해서 빠르게 ‘ㅏ’로 이어 소리 낸다. [오]는 짧게, [아]를 좀 더 길게 발음해 [오아:]라고 소리 낸다.

예) 왕자, 과학, 완전한, 화요일, 과거     


- ㅝ = ㅜ + ㅓ [우어]

‘ㅜ’로 시작해서 빠르게 ‘ㅓ’로 이어 발음한다. [우]는 짧게, [어]는 좀 더 길게 발음해 [우어:]라고 소리 낸다.

예) 꿩, 누워서, 원장님, 권하다, 시원한, 훤칠한     


- ㅙ = ㅗ + ㅐ [오애]

‘ㅗ’로 시작해서 빠르게 ‘ㅐ’로 이어 발음한다. [오]는 짧게, [애]는 좀 더 길게 하여 [오애:]라고 소리 낸다. 

예) 왜요, 괜히, 괜찮아, 왠지, 봬요, 쾌감     


- ㅞ = ㅜ + ㅔ [우에]

‘ㅜ’로 시작해서 빠르게 ‘ㅔ’로 이어 발음한다. [우]는 짧게, [에]는 좀 더 길게 발음해 [우에:]라고 소리 낸다.

예) 웬일, 궤변, 궤적     


- ㅢ = ㅡ + ㅣ [으이]

‘ㅡ’로 시작해서 빠르게 ‘ㅣ’로 이어  발음한다. [으]는 짧게, [이]는 좀 더 길게 발음해 [으이:]라고 소리 낸다. 다만 ‘ㅢ’는 예외적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으니, 다음 장을 꼼꼼히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예) 의사, 의견, 의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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