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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작가 Oct 31. 2022

모든 순간의 교훈

뒤엉킨 선과 악


모든 삶의 순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을 땐 혼자 조용히 걷고 명상을 한다. 철학과 심리학을 좋아하지만 굳이 말하고 다니진 않는다. 대부분은 가볍고 유쾌한게 좋다고 생각한다. 말하고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니까


감정은 금방 바뀌지만 ‘부정적 말’은 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어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엔 속이 시원할지 몰라도 금방 또 지나갈 좋지 않은 에너지만 전파될 뿐이니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때로는 수다를 통한 분출(?)도 필요하다.



주말 내내 처참했던 이태원 소식에 침체돼있다가 힘든월요일 오전 미팅을 마치고 마시는 커피는 유독 달달했다. 특히 맛있게 느껴졌던 오늘의 스타벅스의 신제품 ‘바닐라 플랫화이트’는 시럽을 두 번만 넣었더니 달달하면서 씁쓸하고 또 따뜻해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시럽은 2번만 넣어야 한다는 게 중요함..!!!)



상상하지도 못한 서울 한복판에서의 참사에 주말 내내가슴이 먹먹했다. 얼떨결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 고인들과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유족들, 면피 하기에 급급한 공무원, 그 속에서 부족한 의료진들을 돕기 위해 CPR을 하는 사람들과 실려나가는 시체를 구경 삼아 “여기 왜 이래 2차는 어디 갈까?” 다음 술 마실 장소를 이야기하며 손을 들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 선과 악이 뒤엉키고 술과 음악과 사고가 뒤덮여 아비규환인 사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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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각만 고집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 나의 단면만 보고 다 안다고 판단 지어버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겉으론 유연하게 웃으며 대처하지만 관계를 놓고 싶을 때, 내가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고 의욕이 저하될 때, 귀 닫고 눈 닫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만 해야 할 때


이것들은 무엇을 말하며, 무엇을 배워야 하는 걸까?



#prayforita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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