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lence Called Plan of Action
아마존과 수많은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혹시 주문을 직접 취소한 적이 있습니까?” 상담원의 그 한마디가 실마리가 되었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처음으로 주문 취소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내가 취소한 주문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시스템에는 수많은 주문 취소 기록이 쌓여 있었다. 누군가 주문을 넣고, 곧바로 취소하고 있었다.
나는 이미 1장에서 설명한 인벤토리 동기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라면 재고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어떤 상품의 재고가 분명 100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0으로 떨어졌다가, 잠시 후 다시 50으로 돌아왔다. 이 변화는 정상적인 판매로는 설명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판매가 되면 재고는 하나씩, 점진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왔다가 동시에 취소된 흔적이었다. 사실 이 이상한 움직임은 이미 한 번 눈에 띄었었다. 계정이 서스펜드 되기 전, 나는 “재고 수량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마존에 케이스를 열어 둔 상태였다. 그때 돌아온 답변은 단순했다. “저희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 순간, 흐릿하던 퍼즐의 윤곽이 서서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아, 이거다.’ 수많은 주문 취소와 비정상적인 재고 수량 변화. 이 둘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었다.”
나는 다시 아마존에 연락했다. 그리고 이전에 열어 두었던 케이스를 근거로 이번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내가 재고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제삼자가 대량 주문을 넣었다가 한꺼번에 취소하며 내 상품의 수치와 흐름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제야 아마존은 상황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데이터가 증명한 결백
결론은 명확했다. 나는 세일즈를 조작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며 내 상품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존은 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내 계정은 다시 활성화되었다. 나는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다시 어필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어필을 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 잘못이 아니라 플랫폼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내 계정은 무려 2달 동안 차가운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그 60일은 나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아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어떻게든 어카운트를 회복하기 위해 모니터 불빛 아래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시간들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간다.
돌이켜보면 아마존은 처음부터 내가 죄를 지었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 대신 아무 설명도 없이 멈췄고, 셀러가 스스로 죄를 추정하게 만들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 채 반성문부터 쓰게 되는 구조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플랜 오브 액션(Plan of Action)’이라는 이름의 침묵이었다. 그 침묵의 무게를 견디며 2달을 버틴 것은 오로지 데이터에 대한 확신뿐이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도 아마존 하나에 목을 매지 않았다. 다른 판매 채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아마존만 있었다면, 그 2달의 시간은 절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플랫폼의 말을 먼저 믿지 않게 되었다. 대신 내 데이터를 믿는 사람이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하나를 분명히 배웠다. 문제의 본질은 누구의 말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데이터 안에 있다. 누구보다 내 스토어를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밝혀낼 수 있다. 결국 그 몫은 언제나 셀러 자신의 것이다.
다행히 계정은 돌아왔고, 나는 다시 플랫폼의 파도 위에 올라탔다. 그 후로 2년, 비즈니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안정을 찾았고 견고해졌다. 그 악몽이 희미해질 때쯤, 나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며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고 믿었다.
하지만 평화는 거기까지였다. 2년이라는 시간 뒤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거센 파도였다. 저작권과 트레이드마크. 진짜 전쟁은, 내가 가장 안심하고 있던 그 순간에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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