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목소리로 깨우는 나의 뮤즈, 셀린 디온
1월, 에드 시런의 'Photograph'와 함께 담백하고 따뜻하게 한 해를 열었다면, 2월의 문은 조금 더 화려하고 강렬하게 열어보기로 했다. 이번 달 선택한 곡은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지배했던 목소리, 셀린 디온(Céline Dion)의 'To Love You More'다.
돌이켜보면 중학생 시절은 온통 영화 음악(OST)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영화 <타이타닉>은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시대를 초월한 이 대작 뒤에는 음악 감독 제임스 호너(James Horner)라는 거장이 있었다.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수많은 명작을 남긴 그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빚어낸 선율은 여전히 내 가슴속에 숨 쉬고 있다.
당시 <타이타닉> OST CD가 닳아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인연으로 만난 셀린 디온은 단순한 가수가 아닌, 감수성의 지평을 넓혀준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 곡은 그녀의 파워풀한 가창력뿐만 아니라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카세 타로의 격정적인 연주가 더해져, 듣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대서사시를 읽는 듯한 풍성함을 선사한다.
올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 연일 이어지는 역대급 한파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이다. 하지만 'To Love You More'의 전주가 시작되는 순간, 차가운 공기는 이내 팽팽한 긴장감과 열기로 바뀐다.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겨울바람을 가르고, 뒤이어 터져 나오는 셀린 디온의 단단한 보컬은 위축되었던 마음에 뜨거운 훈기를 불어넣는다.
지난달의 'Photograph'가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위로였다면, 이 곡은 얼어붙은 길을 뚫고 나가는 강렬한 엔진 소리와 같다. 한파를 뚫고 수영장에 들어설 때 느끼는 그 서늘한 긴장감이 곧 따뜻한 물속에서 열기로 변하듯, 이 노래는 추위에 무뎌진 감각을 다시금 선명하게 깨워준다.
올해는 '생활의 경계를 수치화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을 향한 여정을 걷고 있다. 2월은 그 다짐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달이다.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고, 멈췄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체력의 한계를 기분 좋게 시험하고 있는 나에게 이 노래는 단순한 음악 이상의 '시작 신호'가 된다.
몰입의 서막: 웅장한 도입부처럼, 새로운 일상 속으로 깊이 몰입하려 한다. 잔잔하게 시작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내는 이 곡의 구성은, 지금의 작은 한 걸음이 결국 큰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나를 더 사랑하겠다는 선언: "I'll be the one who will love you more"라는 가사는 이제 나 자신에게 건네는 약속이다. 일상의 소란함에 매몰되기보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나를 더 뜨겁게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그녀의 목소리에 빌려 외쳐본다.
단단한 호흡으로 채우는 일상: 요즘 수영장에서 물살을 가르며 단단한 호흡을 연습하듯, 셀린 디온의 고음을 소화하기 위해 속 근육을 채우는 과정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에너지가 된다. 추위에 떨던 몸이 힘차게 팔을 저으며 온기를 되찾듯, 나의 2월도 이 노래와 함께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
사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현재 그녀는 희귀 질환으로 투병 중이지만, 얼마 전 파리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서 보여준 기적 같은 열창은 다시 한번 큰 울림을 주었다. 육체적인 고통마저 이겨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지금 내가 마주한 겨울의 추위를 포함하여 현실 안에 존재하는 고민들 정도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그녀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다시 '작은 거인'의 모습으로 이 곡을 불러주길, 그리고 그 현장에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 마음을 담아, 찬 바람 속에서도 뜨겁게 울리는 바이올린 선율에 맞추어 2월의 첫 연습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