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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Jan 06. 2022

아침에는 음악 선물

클래식 초보입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요한 슈트라우스 2세
[J. Strauss ll, An der schönen, blauen Donau, Op. 314]





기온이 다시 영하로 내려간 아침, 창을 여니 차가운 공기가 기분 좋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왈츠 선율에 몸을 맡겨 본다.



길을 가다가,

어느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게 하면서도

편안하게 해 주는,

뭔가 찌릿한 느낌이 드는 음악 중에 하나가

클래식이었다.


"도레미파솔라시 7 음계만으로 끝없이 다양하고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이 놀라운 세계에 나는 완전히 매혹됐다. 마법사 같은 예술가들은 내가 이전까지 본 적 없고 들은 적 없는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빚어냈다. 예술가들이 문자와 음계를 요술 지팡이처럼 휘두르는 광경을 넋을 놓고 감탄하다가, 문득 내 손에도 그 지팡이가 쥐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참으로 설레었다."

베토벤, 모차르트만 아는 당신을 위한 친절한 해설이 있는 클래식 가이드
 <클래식 : 김수영 지음 : 나무{수:} >



작가의 말처럼 어디선가 음악이 나올 때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나는 우뚝 서서 때로는 지휘자가 되어 음악에 푹 빠져들었다.


스무 살의 어느 여름,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 지하상가 어느 레코드 가게 앞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에 사로잡혀 발길을 멈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음악의 한 부분이 가슴속에 남아 비가 내릴 때면 울려 퍼진다.


그 곡은 헨델의 <사라방드의

여인들>이라는 곡이었다. 장엄하며 조금 무거운 분위기이지만 그 비장함이 주는 연주가 비와 너무나 잘 어울려 내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이렇게 마음에 담은 곡은 몇몇 있지만 클래식이라고 하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다다다단 다다다단~' 이 부분은 잘 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숭어'인지 만날 헷갈리는 클래식의 문외한이다.


들리는 곡이 어떤 음악가의 곡이고 어떻게 연주된 곡인지 음악의 탄생과 사연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배워보기로 했다.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더 좋아하고 싶었다. 그래서 초보 클래식 수업도 들어보고 책도 읽어보며 아침을 클래식과 함께 시작하고 있다.


오늘 아침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 문을 열었다.


오스트리아가 전쟁에 패하고 국민들의 우울함을 달래고자 만들어진 왈츠곡이다. 전성기를 누리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하였으며 처음에는 남성 합창곡이었다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 연주되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음악이 만들어진 배경을 조금이나마 알고 나니 평소에는 기분 좋게 흘려 들었다면 지금부터는 어디선가 음악을 듣게 된다면 걸음을 멈추고


'아!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구나' 하고


친근한 기분이 들 것 같다.



경쾌하고 발랄한 왈츠곡이지만 위로의 마음을 담았다니 애틋 한 느낌도 든다. 그런 마음으로 딸아이의 손을 잡으며 왈츠를 흉내 내 본다. 눈앞으로 도나우강이 흐르는 풍경이 펼쳐지며 전쟁 같은 시간을 지나는  지금, 우리의 시절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 반복해서 듣는 사이에 음악과 어느새 친구가 된다. 한 곡 한 곡 가까워질 생각을 하니 설렘 가득하다.


#클래식 초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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