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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Jul 31. 2022

멋진 신세계

책         : 멋진 신세계

지은이 : 올더스 헉슬리

옮긴이 : 이덕형

출판사 : 문예출판사



멋진 신세계는 어떤 곳일까?


"상자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이라든가 재미있는 게임과 맛있는 음식과 음료수, 그리고 벽에 달린 작은 것을 누르기만 해도 들어오는 밝은 전등, 듣고 감촉하고 냄새 맡고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산처럼 높은 핑크색, 초록색, 하늘색, 은색 빌딩이 있는 곳. 모든 사람은 행복하며 슬프거나 분노를 느끼지 않는 민안은 만인의 것인 곳. 깨끗한 병 속에 든 아기들,.. 사람들은 결코 외롭지 않고 마냥 유쾌하고 행복한 곳."


린다가 야만인의 세계에서 문명의 세계를 그리워하며 설명했다.

사람들은 결코 외롭지 않고 마냥 유쾌한 곳이라고.


이 책의 제목은 지극히 역설적이다.

모든 인간이 인공 수정으로 태어나고, 숫자도 계급별로 체계적으로 필요에 의해 조정되며, 육아와 교육은 전적으로 가가 맡는다. 태어나기 전에 이미 살아갈 계급이 정해지고 가족 공동체가 없다.

기계문명과 과학의 발달이 가져 올 미래의 인간적 비극을 경고한 충격적인 작품으로 1932년에 쓰였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작품이다. 지금까지 많은 영화, 책, 드라마에서 인용되어 왔는지 책을 읽으며 일부 장면들과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통제와 감시사회 조지 오웰의 <1984>의 모습도 겹쳐진다. 안정적이고 고통이 없는 유토피아적인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듯하지만 소설은 결론적으로 모든 것이 통제되는 '만들어진 멋진 신세계'가 결코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출산을 통해 태어나 야만인의 세계에 살게 된 존이 멋진 신세계에 나타나면서 소동과 갈등이 시작된다.



P3

표준형의 감마 계급, 한결같은 델타 계급, 균등한 엡실론 계급의 경우는 이미 해결되었다. 수백만의 일란성쌍생아를 생산할 수 있다. 대량생산의 원칙이 마침내 생물학에 응용된 것이다.



P16

이러저러한 성질의 인간이 몇 멍이라는 계산입니다

이러저러한 양으로 분포되고.

일정한 시간에 가장 알맞은 출산율은

예측하지 못한 소모는 즉시 보완됩니다


P57

억제된 충동은 넘쳐흐른다. 범람하는 것은 감정이며 격정이다. 심지어 그것은 광증이다. 그 물살의 힘과 제방의 높이와 견고성에 좌우된다. 가로막지 않은 강물은 지정된 수로를 평온하게 흘러가서 평온한 행복에 당도한다.

"제군들은 행복한 거야." 총통이 말했다. "제군들의 생활을 감정적으로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여하한 수고도 아낀 적이 없었다. 될 수 있는 한 어떤 감정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P83

명령에 복종시키기 위해 엡실론 계급에게 고함칠 필요가 없는 사람들, 자신들의 사회적 우월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듯 계급제도의 숲 속을 자연스럽게 지니는 사람들-자신에 대한 자아의식도 없으며 자신들이 생존하는 고맙고 안락한 요소에 대해 별도의 의식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안주할 수 있는 사람들! 버나드는 부러웠다.


P92

"인간은 물리 화학적으로 볼 땐 균등한 거야."


P130

소마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내적인 힘에 의존한 채 어떤 크나큰 시련이나 고통이나 어떤 박해에 직면한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하고 버나드는 전에 여러 번 상상해본 적이 있었다. 그는 심지어 고통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P131

"과거와 미래의 골치를 앓지 말고." 그녀는 격언을 인용하고 있었다. "소마 일 그램을 마시면 현재만이 있을 뿐." 결국 그녀는 버나드를 설득하여 네 알의 소마를 삼키게 했다. 5분이 지나자 뿌리도 결실의 열매도 소멸되고 단지 현재라는 꽃만이 장밋빛으로 피어났다.



문명사회는 인간의 본성을 인위적으로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마'를 정기적으로 복용함으로써 고통을 통제한다. 완벽한 통제는 역시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통제되는 사회에서도 이단아는 나타나고 그들이 또다시 다른 공간에 버려진다는 것은 역시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역설과 풍자로 만들어진 멋진 신세계는 현대 문명의 발달의 폐단과 미래의 암울함을 담은 반유 토피 아적 소설과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고통이 따르는 진리와, 자유를 추구함의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멋진 신세계에 대비되는 야만인의 세계가 우리가 동경할 만한 아름답거나, 인간성이 살아있는 모형으로 그려지지 않고, 지나치게 낙후된 또는 원시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아쉬웠다.


이 소설은 인간은 통제되어야  하는 것일까? 과학은 올바르게 발전하고 있는가?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등의 많은 질문을 가지게 한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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