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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Oct 04. 2022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아오야마 미치코 소설


책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지은이   아오야마 미치코

옮   김   권남희

펴낸곳   문예춘추사





강변의 벚나무 가로수가 막 끝나는 지점에 숨듯이 있는 자그마한 가게
<마블카페>
그 카페에서 나온 한잔의 코코아에서 시작되는 도쿄와 시드니를 연결하는 12색의 마음을 치유하는 스토리.
작은 사건이 연결되어 마지막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이 작품은 일본 전국의 서점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투표로 뽑는 "일본서점대상"에서 2년 연속 2위에 오른 작품이라고 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며, 제1회 미야자키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홀리데이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시드니 풍경과 정서를 이야기에 녹아냈다.


"마블카페"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은 내 옆에 있는 이웃들과 비숫하다. 혼자 있는 듯 보이는 그들은 어디선가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내 삶속으로 들어 온다.

공감이 가는 다정한 이웃들의 고민들과 그 고민앞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이들의 작은 진심이 연결되어 한 사람의 생명까지 구하게 되는 다정하고 훈훈한 이야기가 한기가 든 날 따뜻한 코코아 한 잔 처럼 마음을 데워준다.


12편의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되는 에피소드로 연결되어 있으며 앞 장에 등장한 인물이 다음 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발견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와타루는 마스터라 부르라는 카페사장이 갑작스럽게 카페를 맡기고 사라지면서 카페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게 된다. 매주 목요일이면 카페에 들러 코코아를 주문하는 손님을 혼자서 '코코아'씨라 부르며 조용히 마음 속으로만 좋아한다.


마블 카페의 손님 아사미는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며 그림을 그리는 남편과 귀여운 아들과 산다. 아사미는 일하는 것이 좋고, 살림에는 관심이 전혀 없어서 달걀말이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아사미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 애나는 유치원 교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며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꿈꾼다. 애나의 깐깐한 상사 야스코, 야스코의 절친한 친구 리사의 결혼과 리사가 신혼여행에서 만난 노부부 그리고 다시 카페의 손님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고리는 자연스러운 삶의 연결고리를 생각하게 한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의 이야기는 이 책의 속편이라고 하니 함께 읽고 싶어 진다.


오늘 어느 카페의 한 구석에서 책을 읽으며 나와 연결 되어 있을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 보게 된다. 나의 한 걸음이, 나의 한 마디가, 나의 작은 손짓이 누군가에게는 조용히 등을 다독이는 위로가 되어 주길 바라본다.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상처 받은 마음을 서로 보듬어 가며 자기도 모르게 치유자가 되기도 하고 치유받는 이야기에 동참해 보시라.



좋은문장



길이 곧은가 어떤가 보다 구불거리는 길을 곧게 걸어가려고 애쓴다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 합니다. p68


생각건대 올바른 겸허험이란 올바른 자신감이고, 진정한 부드러움은 진정한 씩씩함이 아닐까요. p102


햇볕을 받고 있으면 살이 탈 정도인데 나무 그늘에 들어가는 순간 준비된 청량감이 나를 감쌌다. 시드니 하버의 산뜻한 블루가 시야를 촉촉하게 한다. 노란색과 파란색, 붓의 감촉을 음미하고, 공원의 공기와 수목과 잎과 물감의 향을 맡고, 나의 세계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본다. 아, 행복하다. p109


 "그러니까 계속 그려. 너의 초록색을 구원해주는 사람이 있을거야. 네가 그리는 것은 '너'이고 '당신'이야.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한테 딱 맞는 한 장을 발견할 거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 p117


이 세상에서 숨을 쉬는 것은 모두가 이어져 있었다. 그것을 아는 것, 생각하는 것, 그리워하는 것, 바라는 것, 실행하는 것. p142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위해 그는 기점이 되어 사람을 움직인다. 마스터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세상을 비춰보지 못한 빛이 많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많건 적건 누구나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한자리 잡고 있다. p159


당신을 만나고 처음 알았습니다. 세상에는 '첫눈에 반하기'만 있는 게 아니라 '첫소리에 반하기'도 있다는 걸.

나는 마음속으로 당신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p181


"늘 앉으시는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도 있잖아요." p184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경치를 보며 좋아하는 것 얘기하기.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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