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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Nov 21. 2022

82년생 김민경 x 카페르세

카페르세




상암동에 볼 일이 있어서 방문했는데 마침 점심시간이 딱 걸렸다. 서류를 받기 위한 방문시간은 10시부터 5시. (점심시간 12시부터 1시까지 제외)라고 분명하게 쓰여 있는데 또 허투루 보고 말았다.


집에서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6호선 디지털 미디어시티역에 내렸다. 일부러 카페에 만날 사람이 있는 것처럼 옳거니 주변 카페를 탐색해 보았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카페 간판이 보인다. 이곳이 색해서 찾아낸 그곳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예쁜 카페이기는 하지만 내가 찾던 곳은 아니었다. 안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다가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 가기로 한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상암동 골목길에는 직장인들이 물결 진다.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겠다 싶다. 이런 시간에는 혼자의 시간이 아주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카페에도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검색해 보고 인상적이어서 찾아 간 카페는 1인 카페, 작고 아담한 카페, 그런 카페를 생각했는데 규모가 제법 있는 카페였고, 상암 MBC와 KBS 등 커다란 빌딩 숲 건너편 도로변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예사롭지 않은 묵중한 문을 밀고 들어가니 음료를 만드는 주방에 직원 다섯 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82년생 김민경 카페르세'는 카페와 그리스 신화 속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아내인 페르세의 합성어로 그리스 신전을 모티브로 탄생한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아인슈패너와 아메리카노



많은 생각과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이곳 매장에서 자신 있게 추천한다는 시그니처 메뉴, 맛있다는 리버스 아인슈패너와 이곳의 커피

베이스를 맛보고 싶어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의 향은 진하고 산미가 약간 느껴지는 맛이다. 한 모금 마시니 눈이 확 뜨인다.


리버스 아인슈패너는 부드럽고 텁텁하지 않은 고소한 맛, 꼭 저어서 드시라고 했지만 에스프레소 맛을 살짝 보고 우유와 잘 섞어서 마셔본다. 묵직한 크림 대신 퓨어 밀크로 부드럽고 고소하게 맛을 냈다.


'리버스'라는 단어가 '뒤바꾸다', '뒤집다'라는 뜻인 걸로 보아서 일반적인 아인슈패너가 크림이 에스프레소 위에 올라가는 것과는 다른 모양으로 우유 위에 에스프레소를 넣었다는 뜻인 것 같다.

유럽에서 마부가 일하는 도중에 급하게 커피를 마실 때 뜨거운 커피의 온도를 살짝 낮춰주기 위해 크림을 렸다고 하니 묵직한 크림이든, 부드러운 우유든 어째든 정신을 깨우기에는 안성맞춤이고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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