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밤의 카페 테라스>
이번 주에 그린 두 번째 그림은 바깥에서 바라본 어떤 카페의 정경이다. 푸른 밤, 카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그 옆으로 별이 반짝이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 <중략> 밤 풍경이나 밤이 주는 느낌, 혹은 밤 그 자체를 그 자리에서 그리는 일이 아주 흥미롭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에서
고흐를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 상처는 삶의 뿌리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사인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신학을 공부하고 사랑받는 아들이 되고 싶었지만 고흐는 그림을 너무나 사랑했던, '그림은 길이고, 혈관이고, 생명이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고흐의 아버지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꿈을 지지했더라면 조금은 덜 힘들게, 살아생전 한 점의 작품을 팔지 못했을지라도(사실은 딱 한 점 팔았다고 합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할 만큼의 고통 속으로 자신을 몰아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쎄요. 극한의 고통이 있었기에 극한의 아름다운 그림을 우리들이 감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고흐에게 미안합니다. 더 오랫동안 살아서, 삶과 함께 나이 드는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싶지요. 그리고 노년의 고흐는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이런저런 아쉬움이 이어집니다.
어린 날,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의 고난과 두려움 앞에서도 꿋꿋하게 서는 힘을 장착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