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가게 팻말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여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여유와 정교한 감각, 미적 예민함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 호수, 숲, 산, 하느님이 이곳을 콕 집어서 특별한 은총을 내린 것이 아니고서야 자연이 이처럼 그림같이 예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신이 내린 아름다운 자연에 둥지를 튼 사람들도 그 자연을 쏙 빼닮은 정서를 지녔나 봅니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는 사람과 자연이 힘을 합쳐 만든 세상에서 제일로 예쁜 예술품 같은마을입니다.게른트너 거리 양 옆으로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머리 위로 개성 넘치는 아기자기한 팻말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상점의 용도를 팻말을 만들어 이처럼 설명했다는데 필요를 너머 사람들의 감성에 닿는 예술적 감각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집을 벗어나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그 마음을 예쁘게 응원하고, 잠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라고 말을 거는 듯합니다.
개성넘치고 아기자기한 상점 팻말은 거리를 예술품으로 만듭니다.
게른트너 양장점, 시계점 팻말
점심을 먹기 위해 인근 식당을 찾았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시선을 붙잡습니다. 창 밖으로 산과 집들이 그림이 되고 오래된 나뭇결이 살아있는 벽면에는 은은한 조명과 마을을 품은 그림이 공간감 있게 걸려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음식맛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
잘츠부르크 어느 식당에서
집들과 상점들이 늘어선 할슈타트 거리를 걷다 보면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집집마다 꽃과 나무로 장식하여 눈길이 머물고 이곳 사람들이 꽃과 나무를 가꾸는 그 마음이 궁금해집니다. 집의 내부보다 외부를 꾸며서 타인과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것은 나의 집이 우리의 집이 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발코니를 장식하는 꽃도, 마을의 분위기도 달라지겠지요.
하양 보라 페튜니아로 장식한 창
사람들은 이곳의 자연과 어울리게 집을 짓고 꾸미고 그렇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네요.
사람과 자연이 서로에 기대어 한층 아름다움을 더하는 곳, 사람들은 그곳을 그리워하고 이야기 나누고 또 어느 날 이곳을 찾아 발길을 옮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