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사람을 떠올리며 '온전한 쉼'을 구성하기 위한 정성, 손길이 곳곳에 담긴 공간에도 있다.
색감과 디자인, 용도를 고려하여 나란히 배열한 수저들, 기분에 따라 선택해서 사용하게 배려한 여러 가지 컵들, 간결한 화이트톤의 가전 기구들, 친환경 면소재의 파스텔톤의 부엌용 수건, 마른 꽃과 풀로 장식한 건강해 보이는 웰컴빵, 무광택 면소재로 된 화이트 그레이 아이보리톤의 방석들과 이부자리, 게다가 먼바다를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는 넓은 통유리창, 뒹굴거리며 천천히 시간을 쓰게 하는 화보집까지. 공간이 담고 있는 물건들에 시선을 던지는 동안 온화하고 은은하게 나를 감싸는 온기를 느낀다. 병상 이후 소심해졌던 마음도, 나이 들어가면서 더욱 쇠약해질 것을 염려하는 불안도, 상대에 대한 서운함과 끝내 부끄러운 옹졸함도, 새롭게 시작될 일에 대한 두려움도 사르르 사라진다. 가만히 그 공간 안에 머물면 그의 조용한 환대에 나는 치유된다.
겨울은, 추위에 각별하게 취약한 나 같은 사람에게 실내 온수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은 더할 나위 없다. 기능만을 생각한 공간이 아니라 천천히 머물고 싶도록 마음을 기울인 자쿠지는 온전한 쉼, 온전한 환대를 경험하게 한다. 100퍼센트 오리지널 비건 베쓰쏠트가 담긴 용기가 기분을 더욱 좋게 한다. 베쓰 쏠트가 녹아든 온수는 매끈매끈하다. 매 순간 매끈매끈 보들 보들할 수는 없지만 가끔은 이런 공간에 자신을 놓아두는 것도 좋다. 열심히 살아왔으니까. 잘 쉬어야 한다. 잘 살기 위해서 잘 쉬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튀는 것 없이 조화로운 공간. 그런 공간에 자신을 두면 공간에 동화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조용조용 온화하게 움직이게 된다. 담백한 빵과 달걀, 이시돌 목장의 유기농 요구르트, 천혜향과 바나나로 단출한 아침을 먹었다.
공간은 가만히 위로한다. 위로는 가만가만하는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숨결하나로 족하다. 세심하고 섬세한 마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공간을 구성한 한 사람을 생각한다. 당신의 취향과 나의 취향이 이렇게 맞닿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히 기쁘다고 전해주고 싶다. 좋은 마음은 좋은 마음으로 이어지고 세상을 향한 환대의 팔을 활짝 펼 수 있기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