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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나무 Jun 17. 2024

노을

여름날은 저녁 산책을 부릅니다.

해가 뉘엿 눕기 시작하면 옷을 가볍게 입고 늘 걷는 곳으로 향합니다.

계절에 따라 푸르름이 짙어진 정원수와 벽을 붙잡고 늘어진 다홍색 능소화가 봄꽃이 져버린 허전함을 달래주는, 늘 걷는 마을 길을 따라, 늘 만나는 집들을 지나고, 커다란 산이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머리 위로 하늘이 가없이 펼쳐지는 곳.


여름날에는 저녁이 기다려지고, '오늘은 노을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기대하게 됩니다.


하늘을 보는데 자꾸만 해가 보입니다.

구름을 보는데 자꾸만 해를 생각합니다.

해가 가는 길이 보이고, 시간이 보이고, 여운, 기억,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만 하늘.


"노을이 찬란하구나! 꼭 우리 인생 같다" 했던 그녀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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