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나무 Aug 17. 2024

고운 기쁨


기다리면 기다리다 보면

기쁜 날이 온다는 걸

감사하다며 웃게 된다는 걸

조용히 알려주는 너는

내 고운 기쁨.








지난 삼월 어느 하루 내게 와서

내 가장 가까운, 나의 책상 모퉁이를 차지하고

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풍란입니다.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고 귀엽고도 품위 있는 모습에 마음을 솔라당 빼앗겼지요.


이 아이를 사랑하며 마음고생도 제법 있었지요.

잎과 뿌리가 마르고 똑똑 떨어져 나가는 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어요.

날마다 들여다보며 제발 제발 건강해야 한다고 기도를 얼마나 했을까요.


바람이 잘 통하는, 햇살이 잠깐 놀다가는 창가에 두고 뿌리가 마르지 않게 신경을 썼어요.

(사랑은 상대가 숨쉬기 편한 곳을 허용하는 것이지요. 나 좋자고 내 곁을 고집할 수 없지요.)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야 할 텐데 했지요.


음, 이럴 수가, 며칠 전 쪼끄맣게 꽃대인가 싶더니

오늘은 활짝 피었습니다.


이처럼 맑고 단아한 얼굴!


매거진의 이전글 환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