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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모두 사라졌다

by 자향자

지난주 금요일, 총 3명의 팀원 중 2명이 새로운 부서로 발령 나며, 6개월 간 함께했던 동료들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둘은 작년 7월 복직한 어리바리한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녀석들이었다. (우리 팀은 모두 남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 친구는 나와 입사 연도가 같지만, 나이는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친구로 MZ다움이 강하게 느껴지는 친구였고, 다른 한 친구는 사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근래에 공무원 조직에 들어오게 된 친구였다. 그들은 나에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복직 후, 생소한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나를 위해 민원을 대신 처리해주기도 했고, 연공서열에 따라 얼떨결에 팀주임을 맡게 된 나를 알게 모르게 지지해 준 멋진 친구들이었다. (이 둘은 나의 원활한 복직을 위해 굉장한 도움을 주었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실제로 작년 9월, 팀장이 3주간 자리를 비우게 된 일이 있었는데, 팀장을 대신해 팀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나의 상황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볼멘소리 없이 휴가 한번 없이 자리를 지켜준 녀석들이었다. 당시, 차년(2025년)도 업무계획을 세우고 있던 터라, 굉장히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이들 덕분에 업무계획 수립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다.



또 어떤 추억이 있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여자인 팀장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로 구성된 팀이었던지라, 우리는 그렇게 말이 많은 팀은 아니었다. 대신, 본인이 맡은 업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고, 무조건 완결을 이끌어내는 팀이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친구는 내가 모르는 부분에 질문을 하면, 종이에 도식까지 그려주며 똑 소리 나게 업무처리 절차를 알려주곤 했고, 팀의 막내는 본인의 전공을 힘껏 살려, 관련 분야에 무지한 내게 매일 깨달음을 주는 녀석이었다. 딱 잘라 한마디로 말한다면, 이 둘과 함께한다면, 사실 두려울 것이 없었다.



만남이 있으면, 당연하게 헤어짐이 있는 법이라 했다. 사실 팀원 둘 중 한 명은 기간을 채운지라 타 부서 이동을 예상하긴 했지만, 다른 한 명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렇게 한꺼번에 둘 다 가버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인사발령이라는 것이 변수가 많은 일이라지만, 아쉬움이 깊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업무의 마지막 날, 그들에게 어색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원래 잘하지만, 거기 가서 지금보다 더 진화하는 네가 되기 바란다." 그리고 다른 한 녀석에게는 "또 보자." 라며 아쉬움이 짙게 담긴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들은 어디 가서나 잘할 존재들이니 큰 걱정은 없다. 내가 걱정이지.)



설을 앞둔 한 주, 오늘부터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다시금 업무를 시작한다. 다소 삐걱거릴 수 있겠지만, 이를 통해 또 다른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 업무 하게 될 그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바라며, 그들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이곳에 새롭게 자리 잡는 팀원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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