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3월 혹은 4월은 꽤 기대되는 달이다. 바로 성과상여금이 지급되는 달이기 때문이겠다. 월급 제외하고 일 년 중 가장 큰 인센티브를 받는 시기지만, 사실 ‘이 맛에 공무원 하지.’라는 표현을 쓸 만큼 대단한 금액을 받는 건 아니다. 그래도 박봉 공무원 기준에서는 꽤 만족할만한 금액이다.
공무원의 성과상여금은 전년도 업무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된다. 흥미로운 점은 전 해에 2개월 이상 근무를 한다면, 1년 내내 근무한 공무원과 동일하게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렇게 작년 7월에 복직한 우리 부부도 성과상여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부부는 성과상여금으로 만들어진 목돈은 어떻게 활용했을까?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 그간 조금씩 파킹통장에 모아둔 돈 얼마와 성과상여금을 합쳐 예금을 들어놓기로 한 것. 3월의 마지막 날, 부부는 올해 들어 또 하나의 예금통장을 만들었다.
물론, 일말의 지출은 있었다. 아내에게 1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했고, 나는 듣고 싶던 6만 원짜리 강의를 수강한 것으로 성과상여금 수령의 의미를 가졌다. 부부는 물욕이 거의 없다. 아껴 쓰는 생활이 몸에 배어 최강의 절약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그럼 왜 우리는 이렇게 절약하고 저축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을까? 바로 부부가 꿈꾸는 미래 때문이다. 부부에게는 3년 내 ‘상급지 국평으로 이사하기’라는 큰 목표가 있다. 우리는 자녀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
그간 절약과 저축이라는 방법으로 자가 마련 그리고 두 건의 투자도 훌륭하게 해냈다. 우리가 지독하게 아끼고 절약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살았더라면, 지금의 상황이 왔을 리 만무하다. 그간의 경험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운명을 바꿀 기회를 마련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재를 살기보다 미래를 살아내는 우리 부부가 되고 싶다. 명품을 걸친다고 단번에 품격이 높아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세는 하늘을 찌를 것이고, 설사 달성치 못한다 하더라도, 돈은 남아있으니 양자이득이다.
박봉 공무원 부부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 마음껏 놀려대도 좋다. 우리는 그저 잠시 움츠리도록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