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회사에 제대로 저당 잡힌 것과 같은 하루 말이죠. 오전부터 오후 내내 바쁜 스케줄로 쉴 틈이 없는 하루. 보고 자료를 준비하며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운이 없으면 당직까지 서야 하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시죠?
시간은 꼬일 대로 꼬여버리고, 마음은 급한데 정작 진도는 제대로 나가지 않는 날. 그런 날이 얼마 전 제게 찾아왔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온전한 제 시간은 아마 잠자는 시간뿐이었을 겁니다. 그날, 저는 제가 기계가 된 줄 알았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 회사인가? 나인가? 하는 의문에 빠져들기도 했죠.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라는 메시지를 쉴 새 없이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따지지 않고 묵묵히 따릅니다. 저는 그 길이 당연하다고 믿었고, 자본주의가 말한 흔히 성공한 자들을 부러워했습니다.
어느 글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그들도 각자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요. 직장에 머물지, 사업을 시작할지와 같은 일반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더군요. 결국 어느 누구도 만족이라는 산의 정상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이야깁니다.
저희 아버지는 한 평생 회사를 위해 당신의 한몸을 바치셨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30년 한곳에 젊음을 바쳐 일한 대가는 '권고사직' 이었습니다. (웃기지 않나요.)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끊임없이 딴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버지의 에피소드도 영향이 있었겠죠.) 근로자라는 정체성과 정기적인 월급은 때로 개인의 발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이대로 머무르다간 정말 재미없는 삶을 살다 갈 것 같은 기분이 이따금 들기도 합니다.
작게나마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새로운 SNS 플랫폼에도 도전하며, 조금씩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예열을 마쳤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 완벽한 시간은 아마 없을 겁니다. 우리네 삶은 매우 바쁘게 흘러가니까요. 그럼에도 책상 앞에 앉아 생각을 펼치거나, 밤공기를 쐬며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는 시간만큼은 꼭 만들어 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인생을 우리 손으로 디자인 해봤으면 합니다.
한 번뿐인 인생, 멋지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가 당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나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당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는 당신 것이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어낼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