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주로 연차를 내곤 한다. 한 주의 끝이 목요일인 그 기분이 좋고, 월요일에 연차를 내는 게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랄까? 그럼 금요일에 연차를 내면, 다시 시작되는 나의 월요일은 주로 어떻게 전개될까?
얼마 전 금요일 하루 연차를 냈다. 월요일 출근. 과연 어땠을까? 커피 한 잔을 내리기도 전에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했다. 잠시 숨을 고르며 모니터를 바라봤다. 메일 5통, 쪽지 5개, 접수 문서 4개.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숫자들. 막상 열어보니 알맹이는 없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다행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북새통의 전화를 받으며, 오전 업무를 마쳤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요즘 유행하는 지브리 스타일 사진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기분을 환기시켰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월요일의 오후. 노곤함을 머금고 반복되는 업무가 이어졌다. 키보드를 세상 열심히 두드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지금 뭐 하는 거지?'
지난 주말 들었던 한 강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내가 들었던 강의는 꽤나 신선했다. 동시에 나를 흔들어 놓았다. 그 때문인지,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유독 답답함이 느껴지는 월요일이었다.
그날, 밤늦게 스터디 카페를 찾았다. 요즘 내가 가장 최애 하는 공간.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순간이다. 글을 쓰는 시간은 현생을 내려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시간이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하루도 빠짐없이 3달째 글을 쓰고 있다. 처음엔 의심했다. 과연 내가 꾸준히 쓸 수 있을까? 처음엔 글감을 찾는 일도 버거웠다. 시간이 지나니 깨닫게 되더라. 관찰하면 모든 것이 글감이 된다. 그저 무지로 계속 기록해보려 한다.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직장인에게 월요일이란 상상도 하기 싫은 날 아니던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들 하지만, 우리 모두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지옥 같은 월요일은 주말 같은 월요일로 바꾸어내고 싶다. 오직 나만이 변화시킬 수 있다. 그 과정에 기꺼이 도전장을 내밀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