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반 육아휴직을 추천하는 이유

by 자향자

지난 2023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년 6개월 간 아내와 동반 육아휴직을 했다. 선천적 질환이 있는 아이를 돌보고자, 그리고 줏대 없는 나의 결단력을 알아챈 아내의 강력한 제안 덕분이었다.



무려 18개월을 함께 육아휴직을 한 셈. 그럼 수입한 푼 없었던 우리는 지금 거지가 되었을까? 그건 아니다. 복직해서 다시 돈을 벌고 있고, 여전히 먹고사는데 큰 지장은 없다.



동반 육아휴직을 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가정이 흔들릴 정도로 위협이 될까? 글쎄, 쉽게 무너지진 않으리라 본다. 박봉 공무원 부부도 이렇게 살아있으니 말이다.



동반 육아휴직을 하며 오히려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훨씬 많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럼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인생의 '안식년'을 가질 수 있었고, 아이와 친밀감을 쌓았으며, 내 안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가장 나답게 살아간 시간이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현실이다.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니까.



"공무원이라 육아휴직이 더 수월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나 역시 그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본인에게 주어진다고 해도 100% 용기 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육아휴직은 단순하게 아이를 돌보는 것을 넘어, 개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다. 육아휴직을 시작하며 그렇게 다짐했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심산으로 최선을 다하자." 웬만큼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해봤다. 후회는 없다.



육아휴직을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 무언가를 실현할 기회로 삼아보기 바란다. 다만, 이를 위해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직장인에게는 몇 안 되는 절호의 찬스가 되기 때문이리라.



그러기 위해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기 바란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다 보면 육아도, 꿈도 모두 놓칠 가능성이 크다. 경험해 봤기에 말할 수 있는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과감히 육아휴직이라는 카드를 꺼내 실행에 옮기기 바란다. 예상치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가, 도전해야 할 순간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메리카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