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사혁신처에서는 2025년 공무원 보수 3% 인상안을 확정하며 최근 5년 사이 전례 없는 최고의 임금 상승폭을 발표했다. 참고로 그간 공무원 임금 상승률을 차례로 나열해 보자면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2024년 2.5%과 같이 정말 어이없는 숫자들의 향연이 이어졌는데, 물가상승률보다 못한 임금상승률을 바라보며 개탄했을 공무원은 아마 나를 비롯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공무원 기피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자 결국 임금카드를 꺼내들지 않았을까?
심지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를 공무원들도 농담 삼아 해대곤 하니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더 큰 게 요즘 공무원들의 현실인 듯 싶다. 나와 같이 연차가 애매하거나 딸린 식구가 있는 공무원들은 아마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직에 젖어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사실 포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마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기도 전에 만나는 두려움이라는 늑대를 떨쳐버리기 쉽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해온 것이 있으니 조금만 더 버텨보자 라는 주문을 되뇌고 있겠지.
무릇 근로자라 함은 '본인의 노동력을 회사에 제공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월급을 받는 자'를 말한다. 공무원을 비롯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우리네 근로자는 대부분 본인이 일한 대가에 비해 월급이 적다며 불만을 토로하곤 할 것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사실 당연한 이야기인데 피고용인에게 월급을 주고 있으니 몸을 갈아 넣어서라도 본전은 무조건 뽑겠는다는 생각일 테고. 그럼 나와 같은 공무원은 국민들이 세금을 준다고 봐야 하니 이 한 몸 바쳐 몸을 갈아 넣으면서 일해야 할까? 여러분은 몸을 갈아 회사를 다니고 있나? 나도 여러분과 같은 생각이다.
근로소득만으로 부자가 되기는 힘든 세상이 도래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열심히 일해서 적금 들어 이자를 모아 자산을 불러 집을 사고팔고 가 가능한 시대였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화폐의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이다.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말하고 있다.
여기 자본주의 시대에 세상 불리한 직업 하나가 여기 있다. 최상의 안정감을 자랑하는 직업이나 월급 면에서는 절대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 공무원. 한때는 내성적인 내게 맞는 최고의 직업이라 생각했으나, 지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직업이며, 나를 부의 길로 과연 인도해 줄 수 있을까?라는 잦은 의구심을 하게 만드는 직업이기도 하다.
2019년의 어느 날, 집을 마련한 이후 불같이 타올랐던 부동산 시장의 기세에 올라타 자본소득의 위대함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코로나 시기에 맞물려 최저 금리를 찍으며 시장에 풀려버린 돈은 여러 실물자산의 가치를 엄청나게 상승시켜 놓았다. 당시 8급 그리고 9급 나부랭이였던 우리 부부에게 그렇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부채는 언제나 무서운 것이라고 땀 흘려버는 소득이 진정한 소득이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살아온 날들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근로소득 외 새로운 자본소득을 만들어야 함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부동산, 주식, 채권 정말 다양한 자산군이 있지만 당시 내 눈에 들어온 건 '암호화폐'였다.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 굉장히 성행했다. 모두가 참여하는 시장에 나 또한 참전하며 도파민을 최대치로 발생시키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곤 했다. 실제로 회사 내 어느 직원은 투자한 암호화폐 떡상의 결과로 사표를 던지며 의원면직을 한 사례도 있었다. 내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불나방이 되기를 자처했으며, 카더라 통신의 말만 믿고 묻지 마 투자를 시도했으며,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알트코인에만 투자해 대박을 노리며 요행을 바랐던 결과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올해 2024년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다시금 찾아왔다. 누군가는 이번 시장에서 트로피를 거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알트코인의 경우 내가 크게 데었던 기억이 있어 더 이상 발을 담그지 않는다. 국내 주식에 삼성전자가 있고 해외주식에 테슬라가 있는 것과 같이 암호화폐 시장에는 비트코인이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이더리움도 매집을 시작했다.(사실 이더리움도 알트코인이긴 하다.)
공무원에게 암호화폐는 어울리지 않다고 보는가? 제발 그런 생각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무원도 그저 투자를 다양화하고 싶은 이 시대의 근로자 중에 한 명일 뿐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직무와 관련 있는 부서는 암호화폐 보유 등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아마 기재부와 같은 부처들을 말하는 거겠지. 그럴 거면 주식이 사실 더 연관성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한데, 어쨌든 충분한 공감을 받기는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어렵다.
내 브런치 소개에도 기재해 두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생의 작은 부를 꼭 이루어내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이 시대의 젊은 공무원도 부자 될 수 있음을 한번 증명해 보이고 싶은 오기도 생긴다. 사실 기준은 다르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가? 조금 더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그렇게 투자(?)의 방법을 다양화해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내게 '암호화폐'가 된 것이고.
'공무원은 비트코인 사면 안 돼요.'라는 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는 사행성이 있는 도박도 아니며 이제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가치를 지닌 엄연한 자산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분위기에 나 또한 조심스레 발을 내디뎌본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라면 이는 언제나 옳다고 보는 게 나의 지론이다. 설사 큰 손실을 보더라도 삶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투자말이다. 적당한 시드와 적정한 분할 매수가 먼 훗날 부부의 작은 부를 달성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한 12년 정도 기다리면 되려나?)